60년 된 헬기, 60대 진화대원…역대 최대 피해 산불 대응의 민낯
2025-03-3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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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산불에 대응 인력, 장비 부족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남기며 초기 진화와 야간 대응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산불은 초속 27미터의 강풍을 타고 시간당 8.2킬로미터 속도로 번지며 산림과 마을을 빠르게 덮쳤고, 확산 속도와 불길의 강도를 꺾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밤에는 진화 장비의 부족으로 불길이 여러 방향으로 확산됐고, 이로 인해 인명피해도 컸다. 전문가들은 산불 초기와 야간 시간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대형 장비 도입과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산불 발생 당시 많은 물을 단번에 투하할 수 있는 초대형 헬기의 부족으로 초반 확산 차단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초기 투입된 경북 시군 임차 헬기 중 7대는 담수량이 1천리터 미만이었고, 나머지 12대도 1천~2천700리터 수준의 중소형이었다. 담수량 3천리터 이상 헬기는 경북 전체에 3대뿐이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올해 1월부터 5천리터급 헬기 2대를 임차해 운용 중이다. 그러나 현재 운용 중인 임차 헬기 대부분이 노후화된 상태다. 경북 시군이 보유한 헬기 19대 중 13대는 기령이 30년을 넘었고, 1962년에 제작된 헬기도 포함돼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화재 초기에 2만~3만리터급 물을 투하할 수 있는 수송기와 같은 선진 장비 도입을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야간 진화 역시 인력에 의존하는 현실 속에서, 빠르게 번지는 불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용량 물을 빠르게 투하할 수 있는 대형 헬기를 비롯한 첨단 장비의 도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산세가 험한 지역에서도 운용 가능한 대형 물탱크 탑재 지상 장비의 확충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산불 진화 전용 소방차, 드론, 무인 진화 로봇 등 산악 지형에 특화된 첨단 장비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상 진화와 확산 방지, 잔불 정리 등에 투입할 전문 진화인력의 양성과 확보도 중요하다.
산림청은 현재 주불 진화를 위해 공중진화대 104명, 산불재난 특수진화대 435명을 투입하고 있다. 경북도는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야간 대응이 가능한 119 산불특수대응단 62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있다.
산림청과 지자체는 산불 예방 전문진화대 9천604명, 공무원진화대 3만여 명을 평시 산불 예방 활동에 투입하고 있으며, 산불 발생 시 잔불 정리와 감시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산불 예방 전문진화대는 고령화와 기간제 근무, 낮은 수당, 전문성 부족 등의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러한 지적은 반복되고 있다. 최근 경남 산청에서 60대 진화대원 3명과 30대 공무원 1명이 숨진 사고 이후 고령화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산불 진화 조직을 보다 전문화된 체계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