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급등 불가피…산불 직격탄 맞아 올해 난항 예상되는 '국내 특산물들'
2025-03-2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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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특산품 많은 영남 지역 산불로 큰 타격 입어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지역의 특산물 수급이 어려워지고 가격도 급등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28일 이번 산불로 인해 사과, 마늘, 양파, 산채류 등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지역들은 전국 생산량 기준으로 사과 73.2%, 마늘 49%, 양파 35.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물가협회가 발표한 주간 생활물가 동향 조사 결과에서도 도매시장의 가격추이 등을 비교했을 때 공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사과 주산지인 경북 청송, 안동, 의성, 영주, 문경 등은 이번 산불로 수확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이상고온 현상으로 낙과와 열과 피해가 발생하며 이어진 상품성 저하와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물가협회 주간 생활물가 동향 조사에 따르면 사과 가격은 개당 기준으로 전주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50.4% 상승했다. 가락시장 기준으로 영주, 봉화, 안동, 청송 등 경북권 반입량만 50%에 달해 저장사과의 품질 하락과 출하 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가격 상승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늘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경북과 경남은 전국 마늘 생산량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다. 산불 피해에 따른 밭작물 작황 저하뿐만 아니라 2024년산 재배면적 감소 등을 통해 수급 불안감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3월 넷째 주 기준 깐마늘 가격은 전주 대비 11%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4% 상승했다.
특히 5~6월 햇마늘 출하 전까지 가격 변동성 지속이 예상돼 여름 출하 마늘이 유통되기 전까지 공급 공백이 생긴다면 가격이 크게 오를 수도 있다.
전남, 경남, 제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양파 가격의 변화 조짐도 심상치 않다. 주산지의 생산량 감소와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매시장 경락 가격은 2024년 6월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며 kg당 2000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달 소매 기준 생활물가 조사에서도 kg당 벌써 3000원을 넘겼다.
나물류 가격도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경북과 경남은 다양한 나물류를 생산하고 있는데 3~5월 봄철에 집중 출하가 이뤄진다. 하지만 산불 피해로 가격 상승세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영양군은 산채류 중에서도 곤드레나물과 참나물 주산지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군은 더덕과 도라지가 지역 특산물이며 다음 달부터 출하가 이뤄진다. 밀양과 하동에서는 참나물과 취나물이 주로 출하된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8일 "산불로 인한 농업인 피해와 수급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한국물가협회 자료에 관해 "경북과 경남 전체가 피해를 본 것처럼 발표했다"라며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라며 가격 상승 가능성 제기를 반박했다.
이어 "산불 진화가 계속되고 있어 작물별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진화 후 파악이 가능하다"라며 "산불에 따른 원예작물 피해 현황은 현재 파악 중이지만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과 등 과수 생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영농 기술 지도를 강화하고 생육 회복을 위한 약제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라며 "육묘장 피해로 배추와 고추 등 채소류 정식이 늦어지지 않도록 전국 육묘장의 잉여 물량을 파악해 공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