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독초'라고 절대 안 먹는데...한국 사람들은 맨날 즐겨 먹는 나물

2025-03-2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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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초? 한국인의 식탁을 수놓은 산나물의 비밀
생명을 살린 나물, 명이나물의 놀라운 역사

우리가 매일 즐겨 먹는 나물 중에 외국에서는 '독초'로 분류돼 아예 손도 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특히 봄철에 즐겨 먹는 '명이나물'은 한국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식재료지만, 서양에서는 그 안전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강원 인제군 남면 관대리의 고랭지 밭에서 자란 명이나물 / 뉴스1
강원 인제군 남면 관대리의 고랭지 밭에서 자란 명이나물 / 뉴스1

명이나물은 마늘향이 나는 산마늘로도 불리며 한국의 식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고기구이 전문점에서 쌈 채소로 제공되거나 장아찌로 만들어져 입맛을 돋우는 반찬으로 등장한다.

이런 명이나물이 왜 외국에서는 위험한 식물로 여겨질까? 이유는 소량의 독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생으로는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원래는 독초"...한국인들이 매일 먹는 명이나물의 진실

홍대선 작가는 유튜브 채널 '세상연구소'를 통해 외국에선 독초로 여겨 먹지 않는 한국 나물들에 대해 소개하며 명이나물을 언급했다. 그는 "고깃집에서 자주 나오는 명이나물은 산마늘이라고도 불리는데 원래 독초"라며 "바로 쌈 채소로 안 먹고 장아찌로 먹는 이유가 독을 빼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이나물에는 독성 성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오랜 역사를 통해 이런 독성을 제거하는 방법을 터득해왔다. 데치거나 말리거나, 장아찌로 만드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분해되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비단 명이나물뿐만이 아니다. 고사리, 도라지, 쑥과 같은 나물들 역시 서양에서는 잘 먹지 않는 식물들이지만, 한국에서는 특별한 조리법을 통해 독성을 제거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시켰다.

외국에서는 '독초'로 분류되는 명이나물 / 유튜브 '세상연구소'
외국에서는 '독초'로 분류되는 명이나물 / 유튜브 '세상연구소'

생존을 위한 지혜가 만든 '명이나물'

명이나물은 그 이름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명(命)'은 생명을 뜻하는데, 이는 이 나물이 우리 조상들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명이나물은 울릉도의 토종 산마늘을 부르는 고유명칭으로, 울릉도에 정착한 선조들이 한겨울 식량이 없을 때 산마늘을 먹고 목숨을 이었다고 해 '명이나물'로 불리게 됐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1882년에 고종이 울릉도 개척을 위해 주민을 이주시켰는데, 당시 겨울이 되어 먹을 것이 없었다. 이때 눈 속의 돋아난 파란 잎을 발견하고 이 나물을 캐다가 먹고 굶주림을 견뎠다고 한다. 말 그대로 생명을 이어준 나물인 셈이다.

진짜 독초와 명이나물, 어떻게 구별할까?

명이나물 자체는 안전하게 조리하면 먹을 수 있지만, 소량의 독성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치거나 가공 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외국에서는 이러한 조리법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생으로 섭취하거나 독초와 혼동하여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명이나물과 비슷하게 생긴 '박새'는 섭취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초다.

박새는 잎이 여러 장 촘촘히 어긋나 있으며 주름이 뚜렷한 특징이 있다. 반면 명이나물은 한 줄기에 2~3장의 잎이 달리고 강한 마늘향이 난다. 이런 차이점을 알고 있다면 두 식물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봄철에는 산나물과 독초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가가 채취한 나물을 섭취하거나, 충분한 지식을 바탕으로 식물을 다루는 것이 안전하다. 농산물 시장이나 마트에서 판매되는 명이나물은 전문가들에 의해 올바르게 채취된 것이므로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덕유산 자락인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서 농민들이 산마늘(명이나물)을 수확하는 모습 / 뉴스1
덕유산 자락인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서 농민들이 산마늘(명이나물)을 수확하는 모습 / 뉴스1

명이나물, 왜 이렇게 사랑받을까?

한국인들이 명이나물을 즐겨 먹는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만은 아니다. 이 나물에는 다양한 건강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명이나물에는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있어 감기와 같은 질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소화와 식욕 증진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명이나물에 포함된 알리신 성분은 위 기능을 활성화하고 소화를 돕는다. 복통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적이라 전해진다.

염증 해소와 피로 회복, 신진대사 촉진 등에도 유용하며, 예로부터 자양강장제로도 사용되었다. 이런 다양한 효능을 일찍이 알아본 한국인들은 오랫동안 명이나물을 귀중한 식재료로 여겨왔다.

유튜브, 세상연구소

귀한 만큼 비싸다... 명이나물의 희소성과 특징

명이나물은 재배가 쉽지 않다. 자연 번식률이 낮아 귀한 나물로 여겨지며, 특히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명이나물이 최고 품질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희소성 때문에 명이나물의 가격은 다른 산나물에 비해 비싼 편이다. 하지만 그 독특한 맛과 건강상의 이점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연다.

명이나물은 산나물 중 유일하게 마늘향이 난다고 하여 산마늘이라고도 불린다. 마늘보다 잎이 훨씬 크지만 맛과 냄새는 닮은 달짝지근 신선한 풀이다. 이 독특한 향과 맛 덕분에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명이나물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어 식탁에 오른다. 생채, 장아찌, 무침, 튀김 등 조리법도 다양하다. 주로 장아찌로 많이, 이용되며, 최근에는 삼겹살 등 구이류와 함께 섭취하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삼겹살과 함께 먹는 명이나물 쌈은 많은 한국인들이 즐기는 조합이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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