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발화 추정지서 '하늘색 라이터' 발견… 경북 산불 전말 드러날까
2025-03-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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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장 "발화 지점으로 달려가서 라이터를 발견했다"
경북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최초 발화 추정지에서 라이터가 발견됐다. 연합뉴스가 29일 보도한 내용이다.

이날 매체는 경북 의성군 괴산리 야산을 찾았다. 현장은 검게 그을린 나뭇가지와 날리는 잿가루로 화마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었다. 최초 발화로 추정되는 묘지 주변에는 산림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했다. 묘지를 중심으로 심하게 탄 흔적이 드러났고, 현장에서는 하늘색 일회용 라이터 1개가 발견됐다.
마을 주민들은 연합뉴스에 “성묘객 50대 A 씨가 묘 주변의 나뭇가지를 정리하려다 잘되지 않자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이것이 산불로 번졌다고 관계기관에 진술한 것으로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과학수사계는 현장을 찾아 조사에 나섰다. 현장에는 폴리스라인이 추가로 설치됐고, 수거된 라이터를 포함해 증거 수집이 이뤄졌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늘은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이르면 다음 주 중 과학수사연구원과 소방 당국이 참여하는 합동 감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의 증언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괴산1리 이장은 산불 발생 직후 성묘객 A 씨를 처음 발견한 인물이다. 그는 “산으로 올라가는 도중 낯선 남녀가 창백한 얼굴로 내려오길래 산불 여부를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았고, 차량에는 여성 1명이 더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 번호판을 촬영하고, 왜 왔다고 물었더니 '산소에 왔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화 요원을 불러서 안내하겠다고 하더라. 나는 발화 지점으로 달려가서 라이터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산불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25분쯤 시작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으로 번졌다.
산림 당국은 산불 3단계 발령 및 총력 진화에 나섰고, 지난 28일 오후에야 주불을 잡았다. 그러나 29일 안동과 의성 일대에서 재발화가 관측돼 진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현재까지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