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잡초로 천대받았는데… 이제는 무침, 전으로 먹는 '한국 나물'

2025-03-2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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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영양소와 함께 아삭한 식감을 지닌 '한국 나물'

과거 잡초로 천대받던 한국 나물이 고소득 작물로 떠올랐다. 짭짤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이 나물의 정체는 ‘세발나물’이다.

세발나물 자료 사진. / Vankich1-shutterstock.com
세발나물 자료 사진. / Vankich1-shutterstock.com

세발나물은 석죽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 풀로, 영어로는 'salt sandspurry'라 부른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갯벌이나 염전 근처, 해안가 간척지처럼 염분이 있는 곳에서 자란다. 새의 발처럼 세 갈래로 갈라진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세발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흔히 '갯나물'로도 불리는데, 이는 바닷가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세발나물의 원산지는 한국이다. 주로 전남 해남, 신안, 진도, 무안 같은 서남해안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바닷가 사람들은 이른 봄, 먹을거리가 부족할 때 세발나물을 뜯어 반찬으로 먹었다. 당시엔 비타민과 섬유질을 보충하는 귀한 식재료였다.

한편으론 벼농사나 소금 생산을 방해하는 잡초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다 세발나물의 영양가가 알려지면서 인식이 바뀌었다. 요즘은 인공 재배를 통해 겨울철 농가의 소득 작물로 자리 잡았다.

이 나물의 제철은 11월부터 이듬해 5월 초까지다. 이 시기에 수확해야 맛이 좋다. 세발나물은 겨울 채소로 분류되며, 17℃ 이하에서도 잘 자란다. 높은 온도에선 병해가 생기기 쉬워 재배가 어렵다. 간척지에서 씨를 뿌리면 10월 말부터 4월 말까지 4번 정도 수확할 수 있다. 봄에는 20~25일, 겨울에는 50일 정도면 다시 자란다.

세발나물은 칼슘, 칼륨, 식이섬유, 비타민 C, 베타카로틴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다. 100g당 칼슘은 시금치의 20배, 칼륨은 바나나의 12배에 달한다. 베타카로틴은 노화를 늦추고,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해 혈압을 조절하고,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

세발나물 자료 사진. / Vankich1-shutterstock.com
세발나물 자료 사진. / Vankich1-shutterstock.com

맛은 짭짤하고 담백하다. 갯벌의 미네랄을 흡수해서인지 바다 향이 살짝 나고, 아삭하고 톡톡 터지는 식감을 지녔다. 쓴맛은 없고, 향이 강하지 않아 다른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세발나물은 무침이 유명하다. 세발나물 100g을 흐르는 물에 2~3번 씻어 물기를 뺀다. 끓는 물에 소금 1티스푼을 넣고, 15초 정도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짠다. 볼에 간장 1T, 참기름 1티스푼, 깨소금 1T, 다진 마늘 0.5티스푼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이제 데친 세발나물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접시에 담으면 완성이다.

고추장 무침도 인기가 많다. 고추장 2T, 고춧가루 1T, 식초 1T, 간장 0.5T, 설탕 1T, 마늘즙 0.5티스푼, 깨소금 1T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데친 세발나물 100g을 버무려 통깨를 뿌리면 고추장 무침 완성이다.

세발나물 전도 추천할 만하다. 세발나물 50g을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부침가루 1컵, 계란 1개, 물 100ml를 섞어 반죽을 만든다. 반죽에 세발나물을 넣고 기름 두른 팬에 중불로 익히면 바삭한 전이 완성된다. 또한 세발나물은 고기와 곁들여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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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세발나물은 염생식물이라 염분 함량이 높다. 따라서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과식하지 않는 게 좋다. 알러지가 있는 경우, 피부 발진이나 가려움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세발나물을 채취 또는 구매할 땐 잎과 뿌리가 잘 붙어 있고, 연녹색이 살아있으며, 시든 부분이 없는 걸 골라야 한다. 또한 갯벌은 미끄럽고 위험할 수 있으니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사유지라면 반드시 허락을 받아야 한다.

세발나물은 신문지로 싸서 비닐 팩에 넣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면 15일 이상 신선하다. 뿌리째 씻어 냉동하면 장기 보관도 가능하다. 이렇게 하면 제철이 아니어도 언제든 꺼내 먹을 수 있다.

과거에는 잡초처럼 여겨졌던 세발나물이 이제는 건강과 맛을 모두 갖춘 인기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짭짤한 맛, 아삭한 식감, 풍부한 영양까지. 밥상에 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나물이다.

세발나물 무침 자료 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세발나물 무침 자료 사진. / sungsu han-shutterstock.com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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