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한국서는 별로 인기 없는데… 유럽에선 인기만점이라는 의외의 '채소'

2025-03-2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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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외모 속 숨겨진 건강한 보석
유럽이 사랑한 못난이 채소의 비밀

울퉁불퉁하고 거친 겉모습 때문에 시장 진열대에서도 눈길을 받지 못하는 채소가 있다. 생김새 탓에 '못생긴 채소'로 불리지만, 유럽에서는 건강식이자 고급 식재료로 오히려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셀러리의 뿌리 변종인 이 채소는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수프, 퓨레, 튀김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사랑받고 있다.

한국서는 별로 인기 없는데… 유럽에선 인기만점이라는 의외의 '채소'. 자료사진.   / Tomas Vynikal-shutterstock.com
한국서는 별로 인기 없는데… 유럽에선 인기만점이라는 의외의 '채소'. 자료사진. / Tomas Vynikal-shutterstock.com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네컷만화.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네컷만화.

바로 이름도 낯선 '셀러리악'에 대한 이야기다.

셀러리악은 쌍떡잎식물 산형화목 미나리과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흔히 '뿌리셀러리'나 '셀러리아크'라고도 불린다. 줄기와 잎은 녹색이고 털이 없으며, 키는 약 60~90cm까지 자란다. 꽃은 6~9월에 녹백색의 작은 꽃이 산형꽃차례로 피고, 식용으로 사용되는 부분은 엷은 갈색의 뿌리다. 무처럼 굵고 가로로 주름이 지며, 표면은 딱딱하고 잔뿌리가 많이 붙어 있다. 이 뿌리를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칼로 두껍게 도려내 속살만 요리에 사용한다.

외형만 보면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셀러리악은 맛과 영양 면에서 매우 우수하다. 생으로 먹을 때는 아삭한 식감이 있고, 익히면 감자처럼 부드럽게 변한다. 맛은 셀러리와 유사하지만 더 진하고 감미로운 향을 갖고 있어 풍미 있는 요리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크기는 지름 10~13cm, 무게는 450~900g 정도이며, 샐러드, 수프, 퓨레, 튀김, 볶음 요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특히 감자를 피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양과 식감 면에서 대안 식재료로 손꼽힌다.

셀러리악은 저칼로리이면서도 영양소가 풍부한 채소로, 비타민 K·C·B6와 함께 칼륨, 인, 망간 등 다양한 미네랄이 함유돼 있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 건강과 체중 관리에 관심이 많은 유럽인들에게는 자연스레 건강식 재료로 선택되고 있다.

자료사진. / Nadiya Vikhasta-shutterstock.com
자료사진. / Nadiya Vikhasta-shutterstock.com

유럽에서는 17세기 초 네덜란드에서 약용식물로 재배되기 시작했고, 18세기 이후부터는 식용 작물로 널리 보급됐다. 특히 프랑스나 독일 등에서는 오랫동안 전통적인 식단의 일부로 자리 잡아 지금도 다양한 가정식과 고급 요리에 폭넓게 사용된다. 셀러리악 퓨레는 고기 요리의 곁들임으로 자주 등장하고, 향신료와 함께 익힌 셀러리악 수프는 겨울철 대표 보양식으로 여겨진다.

반면 한국에서는 셀러리악의 인지도나 소비량 모두 낮은 편이다. 그 이유로는 익숙하지 않은 외형과 향, 요리법에 대한 정보 부족 등이 꼽힌다. 셀러리 자체도 대중적으로 널리 소비되는 채소는 아니기 때문에, 그 뿌리 변종인 셀러리악은 더 생소하게 느껴진다. 특히 특유의 향을 '누린내'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어 선호도가 떨어진다. 또한 한국 기후와 토양이 셀러리악 재배에 적합하지 않아 생산량도 많지 않다. 시장 수요도 적어 유통되는 양 자체가 매우 한정적이다.

하지만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비주류 채소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는 흐름 속에서 셀러리악도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양식 식단이나 퓨전 요리를 즐기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점차 소개되고 있으며, 일부 고급 식재료 매장에서는 셀러리악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지금은 '못생겨서' '유명하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외면받고 있지만, 영양과 맛, 활용도까지 갖춘 셀러리악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재발견될 가치가 있는 채소다. 겉모습만 보고 지나치기엔 아까운, 유럽에서는 '맛있는 건강'의 상징이 된 이 뿌리채소가 한국 식탁에서도 조용히 존재감을 넓혀가고 있다.

유튜브, 얀들 JandL in Berlin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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