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아니다…'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로 요즘 난리라는 의외의 관광지

2025-03-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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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로 주목받는 관광지
드라마 주인공 금명이와 영범이가 재회한 바로 그곳

글로벌 흥행 중인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기와 함께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작품 속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 제주도는 물론이고, 의외의 장소들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특히 극 중 로맨틱한 장면들이 촬영된 전북 고창의 학원농장 청보리밭과 1990년대 영화관 '깐느극장'으로 변신한 광주극장이 핫한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주연 배우 아이유와 박보검 /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주연 배우 아이유와 박보검 / 넷플릭스

제주도인 줄 알았는데...? 아이유와 박보검의 첫 키스 장소는 놀랍게도...

드라마 속에서 제주도 유채꽃밭으로 등장해 애순(아이유)과 관식(박보검)이 첫 입맞춤하며 마음을 확인한 낭만적인 장소는 사실 제주도가 아닌 전라북도 고창군 공음면에 위치한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이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장면이 제주도 유채꽃밭에서 촬영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고창의 청보리밭이 제주의 풍경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크게 늘어났다.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에서 촬영된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첫 키스 장면 / 넷플릭스
고창 학원농장 청보리밭에서 촬영된 '폭싹 속았수다' 아이유와 박보검의 첫 키스 장면 / 넷플릭스

고창 학원농장은 넓은 구릉지에 펼쳐진 청보리밭으로 우리나라 경관농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4월 말부터 5월 초에는 청보리의 이삭이 나오기 시작해 5월 하순이면 노랗게 익어가는 장관을 연출한다. 농장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보리를 수확한 이후에는 해바라기, 백일홍, 코스모스, 메밀 등을 심어 연중 방문객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단순히 농작물을 생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농가소득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경관농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곳은 '폭싹 속았수다' 이전에도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활용되며 유명세를 얻었다.

학원농장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농장에서 생산한 보리와 메밀로 요리하는 식당, 농산물판매장, 카페, 숙소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아이유와 김선호가 만나는 '깐느극장'은 어디? 88년 역사 자랑하는 '이곳'

드라마에서 금명(아이유)이 매표소 아르바이트생으로, 박충섭(김선호)이 간판 화가로 일하는 '깐느극장'의 실제 촬영지는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광주극장'이다. 1935년 10월 1일 개관해 올해로 개관 90주년을 앞둔 국내 최고(最古) 단관극장인 이곳은 드라마 속 1990년대 초중반 배경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폭싹 속았수다'에서 깐느극장으로 등장하는 광주극장 모습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에서 깐느극장으로 등장하는 광주극장 모습 / 넷플릭스

3막 9~10화에서 금명이 남자친구인 영범(이준영)과 스크린 앞에서 달콤한 재회를 하는 장면, 충섭이 영화 간판을 그리며 극장 주인과 대화하는 장면 등이 모두 이곳에서 촬영됐다. 특히 충섭의 어머니가 금명이 준 무료 티켓으로 '시네마 천국'을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광주극장의 오래된 붉은 좌석과 클래식한 내부 공간이 더해져 깊은 여운을 남겼다.

드라마에 광주극장이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광주극장을 넷플릭스에서 봤다", "극장의 익숙한 붉은 의자들은 하얗게 덮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극 중 배경으로 일상 속 장소로 나오니까 더 친근하고 애틋했다", "드라마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렸다, 광주극장 오래 있어주라"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 광주극장 / 광주 동구 제공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 광주극장 / 광주 동구 제공

오랜 역사만큼 시설과 장비의 노후화로 한때 폐업 위기를 겪기도 했던 광주극장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보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 동구는 '국내 최고(最古) 단관 극장·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를 통해 노후화된 영사기, 조명, 좌석 등을 교체하고 관광과 연계한 인문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시민이 참여하는 영화 그림 간판 학교와 광주극장 아카이브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동구의 인문 자산 광주극장이 넷플릭스 드라마에 등장해 전 세계에 방송돼 감회가 남다르다"면서 "앞으로도 광주극장에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 담은 '폭싹 속았수다'...지역 관광 산업에도 '봄바람'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 제주를 시작으로 1970~1990년대를 거쳐 2025년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의 시간을 아우르는 대서사시다. 시대별 배경을 구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제주도를 중심으로 경상북도 안동, 강원도 연천 등에 대규모 야외 세트를 조성하고, 전북 고창, 경북 대구, 광주 등 전국 각지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했다.

드라마의 주요 배경인 제주도에서는 해녀들이 물질하는 바다부터 애순이 절에서 삼천 배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펼쳐진 푸른 잔디밭, 돌하르방, 유채꽃밭 등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고스란히 담겼다.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이렇게 다양한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한 '폭싹 속았수다'는 지난 7일 첫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한 41개국 넷플릭스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드라마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 방언 제목(폭싹 속았수다)처럼 치열하게 삶을 살아낸 조부모님, 부모님에 대한 헌사이자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자녀 세대에 대한 응원가 같은 작품이다.

시청자들은 "부모님 생각에 너무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다", "당시 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새삼 느끼게 된다"는 반응을 보이며, 드라마 속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는 '폭싹 여행 코스'를 계획하는 등 작품의 여운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고창 학원농장의 청보리밭과 광주극장은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열풍이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지역 관광 산업, 나아가 국내 여행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네컷 만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네컷 만화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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