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인기 만점 술안주였는데... 지금은 싹 사라진 한국요리

2025-03-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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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있어도 먹기 힘들다는 한국 술안주

참새구이. 서울의 한 술집에서 술안주로 팔리고 있다. / '각궁이의 이색맛집' 유튜브 영상 캡처
참새구이. 서울의 한 술집에서 술안주로 팔리고 있다. / '각궁이의 이색맛집' 유튜브 영상 캡처

참새는 비둘기, 까마귀, 직박구리를 제외하면 서울에서 그나마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새다. 이 참새가 과거엔 식재료로도 사랑받았던 존재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참새에 대해 알아봤다.

참새 / 연합뉴스
참새 / 연합뉴스

참새는 참새목 참샛과에 속하는 새다. 대한민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과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폭넓게 분포한다. 전체 조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참새목의 대표 격인 참새는 유라시아 전역에 퍼져 있다. 영어로는 스패로우(sparrow)로 불린다. ‘파닥파닥’이란 뜻의 옛 앵글로색슨어인 'spearwa'에서 유래했다. 날개를 바쁘게 움직이는 작은 새를 지칭한다. 유럽의 참새는 주로 산이나 들에서 서식하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의 참새는 마을과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참새의 몸길이는 평균 12~13cm다. 몸은 다갈색이고 부리는 검으며, 배는 잿빛이 도는 흰색이다. 잡식성이라 계절에 따라 먹이가 달라진다. 곡식이 익지 않은 봄과 여름에는 개미, 나방, 작은 메뚜기, 지렁이, 모기 같은 작은 곤충을 주로 먹어 해충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가을 추수철이 되면 낟알을 먹어치워 농민들에게 미움을 사기도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참새 떼가 논밭을 덮쳐 수확량이 크게 줄어드는 일이 잦았다. 논에 있는 허수아비, 새 쫓는 시설물은 대부분 참새를 겨냥한 것이었다.

참새는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 까치처럼 큰 둥지가 아니라 자기 덩치보다 약간 큰 둥지를 나무 구멍, 전봇대 틈, 건물 처마 밑 같은 짜투리 공간에 튼다.

1990년대까진 도시에서 까마귀, 제비와 함께 가장 흔한 새였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수가 줄어 직박구리와 비둘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환경오염에 민감한 탓에 2010년대 이후 도시에서 참새를 보기가 힘들어졌다. 88올림픽 때 비둘기가 대량 유입된 뒤로 도시 새의 대부분을 비둘기가 차지하게 됐다. 그래도 녹지가 많은 도심에선 여전히 참새를 목격할 수 있다. 크기가 작은 까닭인지 경계심이 많다. 비둘기와 달리 조그만 소리만 나도 날아가버린다.

참새 / 연합뉴스
참새 / 연합뉴스

참새는 식재료로도 활용돼왔다. 한국에선 과거 참새구이가 술안주로 큰 인기를 끌었다. 1965년 김승옥의 소설 '서울, 1964년 겨울'엔 밤거리 선술집에서 오뎅, 군참새, 술을 파는 장면이 등장한다. 조선시대 요리책 '음식디미방'엔 참새를 잡아 털과 내장을 제거하고, 천초(산초) 다섯 개와 파 둘을 넣어 단지에 보관하면 반년간 먹을 수 있다고 적혀 있다. 지금은 뜨거운 물을 이용해 털을 뽑고 내장을 빼낸 뒤 납작하게 펴 꼬치에 꿰어 불에 굽는다. 다 익으면 소금에 찍어 먹는다. 머리까지 통째로 씹는다. 맛은 고소하고 담백하다. 바삭한 식감이 술안주로 제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놀랍게도 다른 곳도 아닌 서울에 참새구이를 파는 곳이 있다. 종로엔 참새구이를 술안주로 내는 술집이 존재한다. 참새 두 마리씩을 꿴 꼬치 두 개를 1만 3000원에 판다. 인터넷 후기를 보면 1인당 1인분 이상은 팔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료가 많지 않아서 다른 손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이유다.

참새 / 연합뉴스
참새 / 연합뉴스

겨울 참새가 여름보다 맛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 동안 알곡을 먹어 지방을 몸에 쌓았기 때문이다. 과거 시골에선 어린이들이 고무총, 그물, 바구니 덫 등을 이용해 참새를 잡았다.

참새는 왜 한국에서 식재료로 대중화되지 않았을까. 우선 법적으로 가축이 아닌 까닭에 키울 수 없다. 거기에 야생동물보호법 때문에 잡기 어려워졌고 총기 규제와 수렵인 감소로 인해 사냥한 참새를 구하기도 힘들다. 한때 중국산 참새가 납 산탄이 박힌 채 수입돼 문제가 된 뒤로는 판매처가 더 줄었다. 수입산 참새나 허가 기간에 잡아 냉동 보관한 참새가 유통되지만 공급이 불안정하다. 지금은 메추라기나 병아리가 참새를 대신한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 헝가리엔 참새 똥을 브랜디에 섞어 숙취 해소제로 먹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유럽 일부 지역에선 중세 때 참새를 구워 먹었고, 빈민층이 단백질 공급원으로 삼았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가축 고기가 보급되며 사라졌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참새를 식용으로 이용해 왔다. 특히 광둥에선 '수안차오마췌(蒜蓉炸麻雀)'라는 마늘을 곁들인 참새 튀김 요리가 유명하다.

중국에선 마오쩌둥 지시로 참새를 대량 포획한 적이 있다. 심각한 기근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마오쩌둥의 명령은 예상치 못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다. 참새는 해충도 잡아먹는 익조류이기도 하다. 참새가 사라지자 메뚜기 등 해충의 개체 수가 급증해 농작물에 오히려 심각한 피해를 안겼다. 해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중국 전역에 걸친 대기근을 악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결국 수천만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이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기근 중 하나로 기록됐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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