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덮친 곳에서는 자동차 타고 탈출도 위험할 수 있는 이유
2025-03-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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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터져 불길에 휩쓸릴 뻔한 9명
하천으로 들어가 구조될 때까지 버텨

25일 밤 경북 영덕군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기적 같은 산불 생존기가 27일 동아일보에 소개됐다.
당시 산불이 영덕군의 한 마을을 덮치자 주민 9명이 한 차량에 급히 탄 채 탈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뜨거워진 도로 표면으로 인해 타이어가 터지면서 차량은 도로 한가운데서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불길이 점점 가까워지자 이들은 차에서 내려 인근 하천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물속에서 숨을 죽이며 버텼다.
매체에 따르면 지나가던 경찰에 의해 구조될 때까지 이들은 연기와 불길을 피해 하천에서 필사적으로 버텼다.
산맥을 넘어 번진 산불로 영덕군은 현재 초비상 상황이다. 이날 오전까지 영덕군 면적의 20%가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주민 8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실종됐다. 또 10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주택 924동이 완전히 무너지고 어선 12척이 파괴되는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지만 진화율은 10%에 불과하다.
이날 오전 9시 산림청은 브리핑을 통해 "진화율이 의성 54%, 안동 52%, 청송 77%, 영양 18%, 영덕 10%로 각각 집계됐다"며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3만3204㏊(1억44만2100평)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체 산불영향구역은 서울 면적(6만520㏊)의 절반에 이른다.
산불 진화 총괄지휘권을 가진 산림청이 엿새째 주불을 잡지 못하자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 소방청으로 지휘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행법상 산림 진화는 산림청이, 민가와 시설물 보호는 소방청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