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미래의 먹거리로 크게 주목하는 의외의 한국 해산물
2025-04-0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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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친화적인 미래 먹거리인 한국의 그 해산물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원고갈로 지구의 숨소리가 점점 더 거칠어지면서 한 줄기 희망처럼 떠오른 한국 식재료가 있다. 바로 김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의 해산물인 김은 환경친화적인 식재료로도 주목받는다. 그 이유가 뭘까.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는 2019년 기사에서 한국의 김을 미래 먹거리로 꼽으며 전 세계에 그 가치를 알린 바 있다. 기사 제목은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먹는 한국(La Coree du Sud cuisine ses algues pour la planete)>. 김의 환경적 이점과 경제적 잠재력을 집중 조명한 기사였다.
르몽드 기자는 김을 단순한 해조류가 아니라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이라는 위기에 맞설 강력한 대안으로 봤다. 특히 환경적 이유로 김을 미래 먹거리로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의 독특한 양식 방식과 생태적 기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김은 바다에서 자라며 육상 농업과 달리 물을 거의 쓰지 않는다. 소고기 1kg을 생산하려면 1만5000리터, 쌀 1kg을 생산하려면 5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반면 김은 바다에서 자라기 때문에 세척에 필요한 약간의 물만 있으면 된다. 이는 물 부족 문제로 고통받는 지구에서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 르몽드 기자는 김,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담수 자원을 소모하지 않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게다가 김 양식엔 비료가 필요 없다. 육상 농업에서 비료 사용은 토양 오염과 수질 악화를 초래하지만, 김은 바다의 자연 영양분만으로도 충분히 자란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대기 중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기여하기까지 한다.
더 놀라운 점은 김 양식이 생태통합양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고기와 조개류가 있는 어장에서 함께 양식되며,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르몽드는 이런 방식이 지속 가능한 양식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은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바다를 정화하고 탄소를 줄이는 환경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기자는 김 양식이 가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육상 작물은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날씨에 취약하지만, 김은 바다라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자라며 기후 변화에 상대적으로 강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김은 주목할 만하다. 당시 르몽드 기자는 김 양식 산업이 한국에서 4000억 원의 직접 수익과 1조 원에 달하는 파생상품 수익을 창출해 한국 경제의 허파 역할을 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당시에도 김은 스낵, 반찬, 건강식품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았다. 기자는 2015년 기준 수출액이 3억 달러를 기록하고 유럽 시장에서도 점점 입지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김의 가치는 르몽드 기자가 보도할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2023년 한국의 김 수출액은 무려 9억9700만달러(약 1조 4600억원)에 이른다.
다만 르몽드 기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과 태풍, 장마 같은 자연재해가 김 양식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한국은 새로운 김 종자를 개발해 이런 위험에 대응하고 있다.
김은 건강에 좋은 해조류다. 한국농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김은 저열량 식품으로 식물섬유가 풍부하고 당근보다 3배 많은 베타카로틴, 돼지고기보다 9배 많은 철분, 우유보다 3배 많은 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심장병 위험을 낮추고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유방암 치료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김 양식 면적은 약 600㎢다. 서울 여의도 면적(약 8.3㎢)의 약 218배에 달한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은 수온과 조류가 김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대규모 양식이 이뤄진다. 이 지역의 바다는 김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풍부하게 공급하며, 얕은 수심과 적당한 햇빛이 김의 품질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