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내놨는데...3회 만에 '시청률 1%대'로 추락한 한국 드라마
2025-03-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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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시청률 0%대 흥행 참패 속 첫방 2.7%로 출발한 한국 드라마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대로 추락해 자체 최저 시청률 경신
첫 회 시청률 2%대로 출발한 KBS2 수목극 ‘빌런의 나라’가 3회 만에 1%대로 추락했다. 전작 시청률 0%대 처참한 성적에 이어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7일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영된 KBS2 새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연출 김영조, 최정은 / 극본 채우, 박광연 / 제작 스튜디오 플럼) 3회는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5%를 기록했다. 앞서 19일 ‘킥킥킥킥’ 흥행 참패 부담 속 2.7%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한 이 작품은 2회 2.1%로 하향 곡선을 그리더니 3회 만에 1.5%를 기록, 결국 1%대로 추락했다. 이는 자체 최저 시청률이다.
3회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재미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 가운데, 저조한 시청률에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현재 네이버톡 채팅방엔 “재밌는데… 불륜 드라마보다 훨씬 나은데”, “저만 재밌었나요… 다들 혹평이네”, “그냥 받아들이면 웃긴데”, “은근 나름 재밌는데”, “나는 따뜻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다들 혹평이네”, “비교하다 보면 끝도 없죠… 그냥 보는 거죠”, “배우들 비주얼이 좋아서 볼만 한데”, “예나도 나오고 재밌는데 시청률 왜 더 떨어졌니” 등 응원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빌런의 나라’는 KBS가 연이은 부진 속 이를 갈고 만든 작품이다. 자매인 오나라(오나라)와 오유진(소유진) 부부가 같은 아파트 층에 거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 코미디 드라마다. 두 자매와 그들의 부모, 네 명의 자녀까지 포함된 3대가 펼치는 좌충우돌 일상은 매회 30분씩 방영된다. 30분짜리 지상파 시트콤이 다시 등장한 것은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2012) 이후 13년 만이다.

지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지상파 시트콤의 황금기였다. 당시 MBC는 청춘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1996~1999)과 '논스톱'(2000~2005) 시리즈, 그리고 가족 시트콤인 '안녕 프란체스카'(2005~2006), '하이킥' 시리즈(2006~2012) 등을 선보이며 약 20년 동안 시트콤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SBS도 ‘순풍 산부인과’(1998~2000)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2002) 등의 작품을 통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특히, ‘뉴논스톱’은 39.7%라는 역대 시트콤 시청률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중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인 배우들을 스타로 발돋움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을 전후로 시트콤의 인기는 급격히 하락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에 밀리면서 시트콤의 시청률은 급감했고, TV 시청이 줄어든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졌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KBS가 시트콤을 다시 제작하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가성비’에 있다. 해외 OTT의 상륙 이후 드라마 제작비가 급증하고 광고비가 감소하면서 방송업계는 심각한 불황에 직면했다. 이에 KBS는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낮고,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는 시트콤을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시트콤의 특성상 제작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편성에도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시트콤들은 보통 월~금요일 오후 7시경 20~30분 분량으로 방송됐지만, ‘빌런의 나라’는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 50분에 두 편씩 방영된다. 이는 기존 1시간 분량의 드라마 편성 시간에 시트콤을 배치한 결과다. '빌런의 나라'의 연출을 맡은 김영조 KBS 드라마센터장은 "일일 시트콤은 많은 작가진과 높은 제작비를 요구하기 때문에 밤 시간대에 2회씩 방송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이 반응이 좋으면 시즌2를 제작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전작인 '킥킥킥킥'이 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실패한 만큼, ‘빌런의 나라’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시청률 반등에 성공하고 KBS 수목극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전날 방송된 ‘빌런의 나라’ 5, 6회에서는 오나라(오나라)가 집에 몰래 침입한 구원희(최예나)를 사채업자로부터 구해내는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펼쳐졌다. 나라와 현철(서현철)은 원희가 피난사다리를 통해 집에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원희가 집에서 쓴 채무 상환 계획서를 발견한 후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결국 사채업자와의 싸움 속에서 나라와 가족들은 원희를 구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웃음을 선사했고, 원희와 함께 살아갈 미래를 예고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갔다.
‘빌런의 나라’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 KBS2 수목드라마 '빌런의 나라'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3.19) 2.7%
-2회(03.20) 2.1%
-3회(03.2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