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주목… 2심 무죄 선고받은 이재명, 곧장 '이곳'으로 달려갔다
2025-03-2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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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선고 후 이재명 대표의 민생 행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 곧장 경북 안동 산불 피해 현장으로 향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선고를 마친 뒤, 휴식이나 정치 일정 없이 곧바로 고향 안동으로 이동해 대피 중인 이재민들을 찾는다.

이날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법원을 나와 바로 안동 다목적체육관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해당 체육관은 안동 산불로 인한 이재민 대피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이곳에서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피해 상황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은 경북 안동과 청송, 영덕, 영양을 비롯해 경남 산청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큰 피해를 남겼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24명, 중상 12명, 경상 1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안동에서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하회마을 인근까지 번지며 주민 대부분이 대피했고, 실제로 이날까지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민주당은 이날 별도의 지도부 회의를 열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당무나 정치일정보다 산불 피해민 위로를 우선하며 현장을 직접 찾는 행보를 택했다. 이 대표의 고향이기도 한 안동은 그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지역이다.
이 대표는 이날 피해 현장을 찾기 전,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2심 재판부는 주요 쟁점 모두에 대해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 둘째, 김씨와 해외 출장 중 골프를 함께 친 적 없다는 주장. 셋째, 백현동 용도 변경이 국토교통부의 압박에 따른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1심 재판부는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과 '국토부 압박'을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뒤집었다. 재판부는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발언은 기억의 문제로 해석해야 하며, 허위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국토부 압박' 발언 역시 과장일 수는 있으나, 당시 성남시가 받은 실질적 압박 정황을 감안하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문기와의 관계에 대해 "누군가를 안다거나 모른다는 건 '상태'에 해당돼 선거법상 처벌 대상인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골프 논란'에 대해서도 "이 대표의 발언은 사진 조작 의혹에 대한 반박일 뿐이며, 골프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이 대표는 무죄 선고 직후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겠다고 국가의 역량을 낭비했다"며 "그 힘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생존에 썼다면 지금처럼 참사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산불이 번지고, 누군가는 죽어가며 경제는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죄 선고는 정치적으로 이 대표에게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법적 부담을 덜어낸 이 대표는 당내 입지를 더 확고히 하게 됐고,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사법 리스크'로 흔들리던 민주당 내부 결속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