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분석가 “알트코인 시즌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이유 알려드립니다”

2025-03-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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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자들, 알트코인 시즌에 대한 논쟁 활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개념 중 하나가 바로 '알트코인 시즌'이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BTC) 가격이 급등한 후 23개월 동안 알트코인이 BTC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시기를 의미한다.

다양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주화들 / 24K-Production-shutterstock.com
다양한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주화들 / 24K-Production-shutterstock.com

2015~2018년, 2019~2022년 두 번의 대세장에서 이러한 패턴이 반복됐지만, 현재의 상승장에서 알트코인 시즌이 존재했는지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블록체인 센터(Blockchain Center)는 상위 50개 알트코인 중 75%가 BTC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90일 기간을 알트코인 시즌으로 정의한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2024년 3월과 2025년 1월 두 차례 소폭 상승이 있었으나, 전통적인 의미의 알트코인 시즌으로 간주하기엔 부족했다.

일각에서는 밈코인(meme coin) 열풍이 알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을 빨아들였다고 분석한다. 또 다른 의견은 암호화폐 ETF 확산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소수 대형 알트코인에 집중되면서 나머지 알트코인의 상승 여력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한다.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분석가 마일스 도이처(Miles Deutscher)는 PUMP.fun의 출범이 알트코인 시장의 붕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알트코인 시즌이 오면 상위 200개 자산으로 투기 자금이 유입됐지만, 이번에는 온체인 소형 알트코인에 집중되면서 시장 구조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초기 알트코인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냈지만, 후발 주자들은 70~80%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치권도 밈코인 열풍을 부추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상화폐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며 밈코인 시장에 불을 지폈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트럼프(TRUMP)와 멜라니아(MELANIA) 토큰은 지난 1월 말 출시 이후 각각 83%, 95% 하락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크게 떨어뜨렸다.

이번 상승장에서 알트코인 시즌이 강하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는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유입이다.

지난해 1월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서 약 1290억 달러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유입됐다. 블랙록(BlackRock)의 IBIT이 해당 시장을 주도했고, 지난해 7월 ETF 옵션이 추가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선호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안정성이 높은 비트코인 ETF가 투기성 자산인 알트코인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했다고 주장한다. 옵션과 선물을 활용한 헤징(hedging) 전략이 가능해지면서, 변동성이 크고 유동성이 낮은 알트코인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이 더 이상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 자금이 다양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점을 들어 알트코인 시즌이라는 표현이 점점 더 모호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초기에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를 알트코인으로 묶었지만, 현재는 각 코인의 기능과 역할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금융(DeFi)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솔라나(SOL)는 밈코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트론(TRX)은 스테이블코인 전송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뮤터블X(ImmutableX)는 블록체인 게임 분야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처럼 전체 알트코인 시장이 일괄적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내러티브와 생태계를 기반으로 개별 자산이 움직이는 시대가 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알트코인 시즌이 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보다, 개별 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과 생태계 내 가치를 분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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