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 중 다행…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 실패 홍명보, 안도할 소식 전해졌다

이라크가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한국과의 승점 차이가 4점으로 벌어졌다.

이라크는 26일 오전 3시 15분(한국시간)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팔레스타인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라크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며 전반 중반 선제골을 넣는 데 성공했지만 후반전 들어 팔레스타인의 반격이 거셌다. 후반 43분 팔레스타인의 아부 알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후반 추가시간 아미드 마그나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팔레스타인의 2-1 승리로 종료되며 이라크는 승점 3점을 놓쳤다. 이라크가 패배하면서 한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같은 날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6점이 됐다. 반면 이라크는 승점 12점에 머물렀다. 만약 이라크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면 승점 15점으로 한국을 바짝 추격할 수 있었으나 예상치 못한 패배로 기회를 놓쳤다. 한국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소식이다.

이날 열린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는 아쉬움이 남는 무승부였다. 경기 초반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제골을 합작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전반 중반 수비 실수로 알 마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한국은 양민혁, 양현준, 오세훈, 오현규 등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으나 요르단의 단단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지난 20일 진행된 오만과의 홈경기에서도 한국은 아쉬운 경기력을 보이며 1-1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만약 한국이 오만과 요르단전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한 수 아래라고 평가되던 두 나라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지 못하면서 국내 축구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 후 홍 감독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팬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잘 준비했다. 오만전 이후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려 노력했다. 이태석은 요르단 10번을 효과적으로 막아냈고 황인범도 경기 조율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주장 손흥민은 꾸준히 불거지던 국내 경기장의 잔디 상태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홈에서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컨디션과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개선이 안 되는 것조차 속상하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대신 말하는 것도 이제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을 저희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신경을 더 많이 써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더 잘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우리 발목을 잡으면 이 점을 대체 어떻게 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사소한 부분들 하나하나가 우리에게는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승점 1점과 승점 3점의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을 다같이 신경 써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 경기장의 잔디 문제는 꾸준히 논란 되고 있다. 지난 20일 오만과의 경기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문제로 인해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대신 열렸다. 하지만 이곳 역시 경기 영상과 사진을 보면 잔디 곳곳이 파여있고 선수들이 슈팅을 위해 발을 세게 디딜 때마다 잔디가 푹 꺼지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왔다.

심각한 잔디 상태에 이재성, 주민규, 백승호 등도 불만을 표현했다. 잔디가 고르지 못하면 선수들의 경기력뿐 아니라 부상 위험도 올라간다. 실제로 대표팀 주축 선수인 이강인과 백승호가 이날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대표팀 소집 해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열린 두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하며 월드컵 본선 조기 진출 확정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은 오는 6월 이라크,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 예선 경기를 치른다. 경기 일정은 다음과 같다.

-이라크 vs 대한민국 (2025. 06.05)

-대한민국 vs 쿠웨이트 (2025. 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