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터졌다...'평점 8점대' 찍고 반응 폭발한 100억 한국 영화

제작비 100억 원을 쏟아부은 한국 영화가 개봉 당일 터졌다. 평점 8점대, 실시간 예매율 30.4%를 돌파하며 1위를 차지해 기존 상영작들을 압도적인 흥행 기세로 꺾었다.

정체는 오늘(26일) 개봉한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와 바둑 신동이자 그의 내제자였던 이창호의 사제지간 대결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이창호 역엔 배우 유아인이 열연했다.

26일 영화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전 11시 54분 기준 실시간 예매율 순위 1위는 30.4%로 ‘승부’가 차지했다. 같은 날 박스오피스 순위 1위는 ‘미키 17’(봉준호 감독)이 재탈환했다. 전날 1만 2235명 관람객을 동원해 누적 관객 수 287만 2278명을 기록했다. 다만 실시간 예매율에서는 4위에 머물렀다. ‘로비’(11.8%)에 이어 5.9%에 그쳐 주춤했다.

이밖에 박스오피스 2위는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으로, 1만 2135명이 관람하며 누적 42만 943명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3위는 '스트리밍'으로, 5587명이 선택해 누적 9만 1103명이 됐고, 4위는 '백설공주'로 5176명이 관람해 누적 13만 8432명이 기록됐다. 5위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로, 3655명이 선택하며 누적 6만 1633명을 기록했다.

‘승부’ 관람객들은 “이병헌은 연기의 신이다! 조훈현 완전 빙의, 싱크로율 미쳤다”, “최고다 진짜, 극장에서 보길 잘한 듯”, “이병헌은 조훈현 그 자체네… 역시는 역시다”, “대사 하나하나에 몰입감 장난 아님”, “올해 나온 영화 중 제일 재밌음”, “이병헌 유아인 조합이라 의심하지 않고 봤음. 바둑도 인생이다”, “연기력이 곧 사람들이 영화에 빠져들게 하는 설득력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 “바둑 하나도 모르는데 재밌게 봤음”, “진짜 바둑을 배우고 싶거나 알고 싶게 만드는 영화”, “연기가 미쳤습니다”, “잔잔하지만 꾸준하게, 그리고 깊게 들어오는 영화”, “바둑을 모르지만, 그 모든 것에 압도 당했다”, “연기, 연출 대박입니다… 역시 믿고 보는 이병헌”, “최고의 영화, 최고의 배우” 등 폭발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26일 낮 12시 기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은 10점 만점에 8.2점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 4년 만에 개봉, '승부'의 우여곡절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대작 영화 ‘승부’는 제작비 100억 원을 초과하는 거대한 규모로 기대를 모았다. 원래 2021년 크랭크업을 마친 뒤, 2022년 개봉을 예정했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영화의 공개를 지연시키게 만들었다. 가장 큰 변수는 유아인의 갑작스러운 마약 논란이었다. 그로 인해 영화의 공개 여부가 불확실해지고, 이미 촬영을 마친 상태였던 영화는 예정보다 수차례 개봉 일정이 미뤄졌다.

게다가 영화의 투자 배급사도 영화 사업을 접게 되어, 영화의 미래는 더욱 어두워졌다. 하지만 '소방관'과 같은 작품을 성공시키며 재기한 바이포엠스튜디오가 나서면서, ‘승부’는 극장 개봉의 기회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여러 난관을 넘어서면서 드디어 2025년 3월 26일, '승부'는 대중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관객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이 영화는 긴 시간 동안 겪은 고비를 넘어 큰 스크린에 등장했다.

영화의 개봉까지 이른 수많은 우여곡절은 결국 영화의 가치와 무게를 더했다. 비록 예정보다 늦은 개봉이지만, 이 작품이 보여주는 감동과 드라마는 오랜 기다림을 충분히 보상할 만큼 강렬하다.

◇ 바둑 전설들의 대결, 감동의 재현

‘승부’는 대한민국 바둑의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호의 역사적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두 거장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는 단순한 바둑의 기술적 대결을 넘어, 그들의 삶과 감정선에 중심을 두고 있다. 영화는 1989년, 조훈현이 중국 응씨배에서 우승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그가 귀국 후 국민 영웅으로 대접받는 모습을 그린다. 그 후, 조훈현은 바둑 신동 이창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를 제자로 맞이하게 된다.

이창호는 조훈현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며 훈련을 받으며, 수년 후 첫 사제 대결이 펼쳐지게 된다. 영화의 핵심은 바로 이 사제 간의 대결이다. 당시 모든 이들이 조훈현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뜻밖의 결과가 펼쳐진다. 이창호는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충격적인 역전승을 거둔다.

영화는 바둑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바둑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몰입할 수 있도록 연출에 심혈을 기울였다. 바둑판에서의 심리적 긴장감, '조훈현이 다리를 떨면 그 판은 반드시 잡는다'는 등의 바둑의 묘한 긴장감을 영화 속에 반영해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바둑의 승패를 넘어, 인간적인 감정선, 스승과 제자 간의 깊은 연대감을 그려낸다.

◇ 이병헌과 유아인의 깊이 있는 심리 연기

‘승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 이병헌과 유아인의 심리적 연기 대결이다. 이병헌은 조훈현 역을 맡아, 그의 고독하고 복잡한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한다. 전형적인 승자였던 조훈현이, 제자에게 패배한 후 느끼는 상실감과 자존심의 상처를 묵직한 표정과 눈빛으로 그려낸다. 특히, 제자 이창호에게 패배한 후, 조훈현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쓰면서도 결국 혼자 방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의 불안정한 내면을 이병헌은 뛰어난 세밀함으로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반면, 유아인은 이창호라는 인물의 내면을 묵묵히 담아낸다. 세월을 억제하며 참아왔던 감정들이 마침내 터져 나오는 순간, 유아인은 그 변화무쌍한 감정을 뛰어난 섬세함으로 표현한다. 이창호가 조훈현에게 승리한 후, ‘죄송하다’는 한 마디로 그가 느낀 아이러니와 감정을 터뜨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겉으로는 냉정해 보이지만 내면의 갈등과 감정을 묵직하게 전달하며 유아인의 연기 또한 영화의 큰 힘이 된다.

이 두 배우의 연기는 ‘승부’의 중심이자 영화의 감동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든다. 이병헌은 제자에게 패배한 후의 감정선, 유아인은 승리 후 겪는 감정의 복잡함을 밀도 있게 표현한다. 이 두 배우가 보여주는 감정의 깊이는 영화가 단순한 바둑 경기를 넘어서서 인물 간의 심리적 대결로 승화된 이유이다.

이 밖에 문정희는 영화에서 남편이자 바둑의 전설인 조훈현과 그를 꺾은 제자를 한 차에 태우고 대국장으로 향하는 복잡한 감정을 지닌 아내 정미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어린 이창호를 연기한 김강훈, 두 주인공인 이창호와 조훈현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프로기사 천승필과 이용각을 맡은 고창석과 현봉식의 연기도 영화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로 꼽힌다. 영화는 115분 길이로, 12세 이상 관람가다.

‘승부’는 절찬리 상영 중이다.

※ 실시간 예매율 순위 - 3월 26일 낮 12시 28분 기준

1위 ‘승부’(30.5%)

2위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13.1%)

3위 ‘로비’(11.9%)

4위 ‘미키 17’(6.0%)

5위 ‘플로우’(3.3%)

6위 ‘콘클라베’(2.4%)

7위 ‘라스트 마일’(2.3%)

8위 ‘헤레틱’(2.2%)

9위 ‘세븐틴 [라잇 히어] 월드 투어 인 시네마’(2.1%)

10위 ‘스트리밍’(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