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전 종료 5분 남겨놓고…한국 축구 팬, 대표팀 선수들 '분노 폭발'

2025-03-26 11:28

add remove print link

한국 요르단 축구 경기 도중 불거진 요르단 선수 핸드볼 반칙 논란
비디오 판독 끝에 주심 '노 페널티' 판정

지난 2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3라운드 B조 8차전, 한국과 요르단의 경기는 1-1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경기 종료 5분 전, 논란이 된 핸드볼 판정으로 선수들과 팬들이 분노했다. 이번 무승부로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조기 확정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후반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심판 판정에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후반전 경기에서 손흥민이 심판 판정에 아쉬워 하고 있다. / 뉴스1

한국 요르단 월드컵 예선전 후반 40분, 한국 축구팬과 선수들 분노케 한 심판 판정

후반 40분, 정규 시간 종료를 5분 앞두고 경기장의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꿔 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 공격진이 요르단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격을 시도하던 중, 한국 대표팀 양현준과 요르단 수비수 야잔 알아랍 간 공중볼 다툼 상황에서 공이 야잔의 팔에 맞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을 비롯해 경기장에 모인 4만여 팬들은 일제히 팔을 들어올리며 핸드볼 파울을 외쳤고, 주심은 잠시 경기를 중단한 채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온필드 리뷰에 들어갔다. 이 순간 경기장은 최고조의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중계진으로 나선 축구 해설위원들도 "오 이거는... (페널티킥 판정) 가능성이 있다", "리플레이를 봤을 때는 요르단 선수 팔에 맞은 것처럼 보인다"며 페널티킥 선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주심은 영상을 확인한 후 전혀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렸다. 'No 페널티'를 선언하고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킨 것이다. 그 순간 경기장은 한순간 침묵에 빠졌다가 곧이어 분노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한국 대표팀 선수들은 심판 판정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한 여러 선수들은 주심에게 항의하는 제스처를 취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이미 내려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한국 대표팀의 결정적 찬스도 사라졌다.

이 판정 이후 한국 대표팀은 반격에 나섰지만 요르단의 수비벽을 뚫는데 실패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몇몇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박용우 등 일부 선수는 주먹으로 그라운드를 내려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요르단전 1-1 무승부 직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 뉴스1
요르단전 1-1 무승부 직후 팬들에게 인사하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 뉴스1

바뀐 라인업으로 전술 변화 시도한 홍명보 감독...하지만 또 1-1 무승부

홍명보 감독은 지난 오만전 무승부 이후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인범을 중원에 배치하고,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우는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이 변화는 초반에 효과를 발휘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한국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왼쪽 코너에서 주장 손흥민이 오른발로 올려준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재성이 그대로 밀어 넣으며 수원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홈 관중을 열광시켰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0분, 요르단의 기습적인 공격에 한국의 수비라인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며 마흐무드 알 마르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이후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이어갔지만, 요르단의 조직적인 수비를 뚫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이동경 대신 양민혁을 교체 투입하면서 오른쪽 측면에 변화를 줬다. 이어 황희찬 대신 양현준을 투입해 양쪽 날개를 모두 교체했다.

후반전 막바지에는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 대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을 내보내고, 추가 시간에는 손흥민 대신 오현규를 투입하면서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국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경기 후 홍명보 감독은 "오늘 경기 역시 무승부로 끝났고 최근 세 경기가 무승부였는데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기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밀집 수비를 깨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리는 게 문제인데, 지난 경기 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적으로는 감독의 책임이다. 하지만 저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면을 봤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를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를 지켜보는 홍명보 감독 / 뉴스1

'요르단의 김민재' 야잔 알아랍의 핸드볼 논란...한국 네티즌들도 분노

야잔 알아랍의 핸드볼 반칙 논란은 경기 종료 후 온라인에서 더욱 뜨거운 화제가 됐다. FC서울에서 활약하며 '요르단의 김민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야잔의 핸드볼 반칙 여부에 대해 네티즌들의 의견은 분분했지만, 대부분 페널티킥이 선언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네티즌들은 "아니 저게 어떻게 자연스러운 모션이지", "공에 맞아서 손 흔들리는 게 보이는데?", "이건 누가 봐도 PK잖아 심판아", "이걸 PK 안 주면 뭐가 PK지?", "아니 누가 봐도 팔에 맞은 거 아님?", "이렇게 정직하게 손만 맞기도 힘든데", "주심 진짜 뭐하냐...", "축구를 하랬더니 배구를 하고 있네", "축구 경기에서 팔 들고 점프하는 건 또 처음 보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분노를 표현했다.

"아니 다른 각도는 안 보고 전 장면만 본 건가? 진짜 어이가 없네", "팔에 맞은 건 맞는데 고의성이 없다는 건가? 그래도 저렇게까지 공 방향이 바뀐 거면 PK 줘야 맞는 거지", "이건 PK 줘야 맞는 거다. 명백한 오심"이라며 심판의 판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다소 냉정한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PK가 맞긴 한데... 그냥 필드골 더 넣고 이겨야 맞는 거 아니냐...?", "심판 판정이 이상해도 홈에서 요르단 상대로 골 더 넣고 이기는 게 맞지...", "판정 아쉽긴 한데 판정 때문에 졌다는 소리를 하기 싫다", "PK는 맞는데 그냥 한국 경기력이 최악임", "오심을 떠나서 홈에서 이 정도 경기력이면 할 말 없다"라며 한국 대표팀의 득점력 부족을 지적했다.

유튜브, 쿠팡플레이 스포츠

이번 무승부로 한국은 승점 1점을 추가해 B조에서 승점 15점(4승 3무 1패)으로 1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2위 요르단(승점 12점)과의 격차는 더 벌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홈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면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속 무승부에 그치면서 남은 2경기에서도 승점을 추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B조 상위 2개 팀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획득하게 된다. 한국은 오는 6월 이라크, 쿠웨이트와의 원정 2연전을 통해 본선행을 확정지어야 한다.

한국은 오는 6월 원정으로 이라크(6월 5일), 쿠웨이트(6월 10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이제 홍명보호는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6월 원정에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최근 경기력 논란으로 인한 팬들의 분노와 실망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원정에서의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편, B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오만이 이라크를 2-1로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오만은 이로써 승점 10점으로 3위에 올랐고, 이라크(승점 8점)는 4위로 내려갔다. 팔레스타인과 쿠웨이트는 각각 5, 6위를 유지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