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깨워야 해”…싱크홀 추락 사고, 유족 오열에 현장 울음 바다
2025-03-2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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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 중 소방관도 울먹
25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동구 땅꺼짐(싱크홀) 사고 현장에 중년 여성의 울음이 퍼졌다. 박 모 씨(33)가 실종된 지 약 1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직후였다.

사고는 전날인 24일 저녁 6시 29분쯤 발생했다. 서울 강동구 한복판 도로에서 지름 20m 규모의 싱크홀이 갑자기 꺼졌고, 당시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던 박 씨가 매몰됐다.
25일 오전 11시 22분, 구조대는 사고 현장에서 고덕동 방향으로 약 50m 떨어진 지점에서 박 씨를 발견했다. 당시 박 씨는 호흡과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였고, 헬멧과 장화를 착용한 채였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뉴스1에 따르면 현장에서 박 씨의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은 "안 돼, 우리 아기"를 반복해 외치며 바닥에 주저앉았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17시간 구조 작업을 이끈 소방대원들도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김창섭 강동소방서 소방행정과장은 이날 오후 1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더 좋은 소식을 전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고, 끝내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개를 숙였다.
매체에 따르면 현장 주변에 모인 주민들 역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모 씨(77)는 박 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어떡해"라고 중얼이며 허벅지를 치고 발을 구르기도 했다. 한 씨는 “전날 밤에도 계속 생각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 양 모 씨(23)는 “천재지변처럼 느껴지는 사고”라며 “가족들이 잘 회복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시 37분, 지하 수색 과정에서 박 씨의 휴대전화를 발견했고, 오전 3시 32분에는 번호판이 분리된 상태의 오토바이(110cc)를 확인하고 인양했다.
사고가 발생한 도로 지하에서는 당시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해당 구간은 총 160m, 터널 높이는 7m, 전체 지반 깊이는 약 18m로 파악됐다.
이재혁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토목부장은 이번 싱크홀과 공사 간의 연관성에 대해 “100%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밀 조사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종합 조사단을 꾸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