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20% 돌파한 인기작 제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 1위 등극한 드라마

시청률 20%를 넘긴 인기작들이 즐비한 가운데 쟁쟁한 작품들을 모두 제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에 오른 드라마가 있다.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폭싹 속았수다'는 6.9% 선호도를 기록하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프로그램으로 등극했다.

이 조사는 단순한 시청률을 넘어 시청자들이 시간대나 매체, 채널과 관계없이 진정으로 선호하는 프로그램을 자유롭게 응답하는 방식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온라인 영상 콘텐츠의 영향력을 반영해 OTT 콘텐츠까지 포함해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폭싹 속았수다'는 방송과 온라인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응답을 받은 콘텐츠로 기록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이달 7일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넷플릭스를 통해 4편씩 순차적으로 공개되고 있으며, 총 4주간 방영된다. 195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제주를 배경으로, 문학소녀 오애순과 우직한 청년 양관식이 서로를 만나 아이에서 어른으로, 부모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아이유와 문소리, 박보검과 박해준이 각각 애순과 관식의 젊은 시절과 현재를 연기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딸 금명의 서울살이 서사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며 드라마 전반에 향수를 불어넣는다.

이 드라마는 임상춘 작가와 김원석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도 주목받았다. 임상춘 작가는 '쌈, 마이웨이' '동백꽃 필 무렵' 등을 통해 감정선이 살아 있는 현실 로맨스를 선보였고, 김원석 감독은 '미생' '시그널' '나의 아저씨' 등을 통해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그려온 인물이다. 이들의 시너지는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다시 한번 검증됐다.

'폭싹 속았수다'는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 중 다섯 번째로 갤럽 조사 1위에 오른 작품이기도 하다. 그간 '더 글로리'(2023년 3월), '흑백 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2024년 10월), '오징어 게임 시즌2'(2025년 1월), '중증외상센터'(2025년 2월)가 각각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한 OTT 플랫폼에서 서로 다른 드라마가 3개월 연속으로 1위에 오른 건 처음 있는 일로, 넷플릭스 콘텐츠 파급력이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다.

2위는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3'(4.7%)이 차지했다. 지난 13일 결승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이 프로그램은 김용빈이 최종 진(眞)에 등극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미스터트롯3'은 전통적인 TV방송 콘텐츠 가운데 유일하게 넷플릭스 드라마 기세에 맞서며 선전했다. 이 시리즈는 앞선 시즌들을 통해 송가인, 임영웅, 양지은, 안성훈, 정서주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고, 여전히 높은 대중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최근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인기 고공행진 중인 KBS2 주말극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가 3.5%로 3위에 올랐고, KBS1 일일극 '결혼하자 맹꽁아!'(3.2%)가 4위, SBS 금토극 '보물섬'(2.8%)이 5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런닝맨' '1박 2일 시즌4' '나는 자연인이다' '현역가왕2' '신데렐라 게임' 등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20위권으로 확대해보면, JTBC 신작 '협상의 기술'과 예능 '이혼숙려캠프'가 나란히 순위권에 신규 진입했다. 더불어 '나는 SOLO' '나 혼자 산다' '미운 우리 새끼' '그것이 알고 싶다', '세계테마기행' 등 예능과 교양 프로그램들도 고르게 분포되며 콘텐츠 소비가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TV와 OTT 경계가 허물어진 가운데, 콘텐츠 자체 완성도와 몰입도가 시청자 선택 기준이 되고 있다. '폭싹 속았수다'의 1위 등극은 단지 인기의 척도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다음은 해당 조사 개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