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서 2m 새우가 수영하던 청년 죽여' 1955년 기사 속 새우가 혹시...
2025-04-0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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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식재료] 길이 2m 새우는 세상에 없어... 혹시 그 게를 착각?

1955년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져 당시 신문에 소개됐다. 1955년 8월 28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보도 하루 전 몸집이 비대하고 길이가 2m에 달하는 거대한 새우가 수영 중이던 청년을 공격해 목숨을 잃게 한 전대미문의 일이 발생했다.
기사에 따르면 청년은 바닷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2m 크기의 새우에게 급소를 물렸고, 새우는 그를 깊은 바다 속으로 끌고 들어가려 했다. 청년은 약 1시간 동안 새우와 사투를 벌이며 해변가까지 버텼지만, 출혈이 너무 심해 두 시간 뒤 결국 숨졌다. 이 거대 새우는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 의해 생포돼 보관 중이라고 기록됐다. 다만 이후 후속 보도나 추가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당시 기사의 원문을 소개한다.
殺人「새우」가 出現
二米 길이 巨物이 河童을 囍擊
몸집이 비대하고 길이가 二「메터」나 되는 「새우」가 수영을 하던 하동(河童)을 물어죽인 전대미문의 사건이 전라도 진도(珍島)에서 발생하였다.
二十七일 현지 경찰로부터 치안국에 입수된 보고에 의하면 지난 十四일 하오 二시경 전남 진도 조도면 만재도리(全南 珍島 鳥島面 晩才島里) 앞바다에서 수영하고 있던 최(崔인수 十一학學生)군은 바닷물 속에서 무엇인가 동군의 생식기를 물어뜯는 감각이 있어서 내려다본즉 몸집이 비대하고 신장(身長)이 二「메터」나 되는 「새우」가 동군을 깊은 물속으로 끌어들이려고 허우적거리고 있으므로 동 「새우」 와 약 一시간에 걸친 격투 끝에 해변가까지 이르렀으나 워낙 출혈이 심한 까닭에 최군은 두 시간 후에 절명하였다 한다 그리고 동 살인 「새우」는 근처에 있던 사람들에 의하여 생포되고 방금 보관 중에 있다고 한다.

해당 소식은 경향신문뿐 아니라 동아일보 등 다른 언론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소개됐다. 기사에 따르면 마을 어민들은 이 생물을 직접 보고 2m 크기의 새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잡히는 새우 중 가장 큰 대하는 길이가 20cm 내외에 불과하다. 2m라는 크기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 전 세계적으로도 2m에 달하는 새우 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나마 킹크랩이 다리 길이를 포함해 2m에 가까운 경우가 있지만, 동해에 주로 서식하며 바닥을 기는 신체 구조 탓에 수면에서 수영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청년을 공격한 바다 괴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우선 오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잘못된 보도자료를 경찰이나 관련 기관이 언론에 뿌려 여러 언론사가 동시에 오보를 게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살인 새우’란 소재는 당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줄 만한 소재였을 수 있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 쉬운 까닭에 여러 언론사에서 경쟁적으로 보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쟁 직후의 혼란스러운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러한 미스터리한 일은 사람들의 불안감을 증폭하고 언론의 관심을 더욱 끌었을 수 있다.
다만 유튜브 채널 ‘기묘한 밤’에 따르면 고대엔 2m 크기의 새우가 존재했던 흔적이 있다. 학명 ‘아이기로카시스’로 불리는 이 고대 새우는 ‘바다의 신’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최대 2m까지 자랐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생물은 5억 년 전 살았던 해양생물이라 이미 멸종했다. 5억 년의 시간을 넘어 진도 앞바다에 나타났다는 건 현실적으로 믿기 힘들다.
다른 가능성으로 바닷가재가 거론되기도 한다. 바닷가재는 텔로머라제라는 효소를 통해 세포 노화를 막고 이론상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 천적이 없는 환경에서 탈피만 잘 이뤄진다면 수백, 수천 년 동안 자라며 몸집을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2014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일반 바닷가재의 10배 크기를 가진 돌연변이 개체가 잡혀 화제가 된 적도 있다. 혹시 진도 앞바다에서 나타난 생물도 이런 돌연변이 갑각류였을까. 하지만 탈피 과정에서 죽는 경우가 많고, 먹이사슬 하위에 있는 바닷가재가 사람을 공격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건 여전히 의문이다.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을 또 다른 기묘한 사고와 연계하는 이들도 있다. 2013년 3월 진도군 해상에서 10톤급 새우잡이 어선이 전복돼 선원 7명이 실종됐다. 15m 길이의 대형 어선이 두 동강 난 채 발견됐다. 해경에 따르면 15m 길이의 어선이 두 동강 나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조타실 지붕과 엔진은 사라졌으며, 배 밑바닥에는 긁힌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해경은 이를 조사했지만 다른 선체나 암초와의 충돌로 보기엔 석연치 않았고, 사고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호사가는 1955년 청년을 공격한 미지의 해양 생물이 2013년까지 살아남아 더 거대해졌다면 대형 어선을 부술 정도의 힘을 가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역시 상식적으로 믿기 어려운 주장이다.
일각에선 일본거미게(일본명 타카아시가니)가 오해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거미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갑각류 중 하나다. 다리 길이가 1.8m에서 최대 3.8m까지 자란다. 몸통은 40cm 정도지만 다리를 펴면 2m를 훌쩍 넘는다. 진도 앞바다와 가까운 일본 해역에 서식한다. 1955년 당시 어민들이 일본거미게를 새우로 착각했을 수 있다. 긴 다리로 움직이는 모습 일본거미게의 무습이 위협적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다만 일본거미게는 사람을 공격하거나 물어 죽일 정도로 공격적이지 않다. 게다가 수영하는 사람을 급습할 만큼 빠르지도 않다. 어민들이 일본거미게를 새우로 오인했을 가능성은 있지만 비극적인 일의 전말을 완전히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 일본거미게란
일본거미게는 세계에서 가장 큰 갑각류 중 하나다. 다리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최대 4m에 달하며, 몸통만의 크기는 약 40cm 정도다. 평균 체중은 16~20kg으로 알려져 있다. 이 거대한 게는 일본 혼슈 남부 연안의 태평양 해역, 특히 스루가만과 같은 깊은 바다에서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수심 300~400m의 심해에서 발견되며, 수온이 약 10°C 정도인 차가운 환경을 선호한다. 주로 해저의 연체동물, 작은 물고기, 그리고 죽은 생물의 사체 등을 먹이로 삼는다.
일본거미게는 긴 다리와 뾰족한 집게발을 가지고 있다. 몸통은 둥근 삼각형 모양이며, 딱딱한 껍데기로 덮여 있다. 다리는 가늘고 길며, 관절이 많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집게발은 매우 강력하며, 먹이를 붙잡거나 적을 공격하는 데 사용된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며, 100년 이상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거미게는 일본에서 '타카시기니'로 불리며, 그 독특한 외형과 크기로 인해 현지에서 주목받는다. 그러나 그 크기와 서식 환경으로 인해 포획이 어렵고, 개체 수가 많지 않아 희귀한 식재료로 취급된다. 주로 찜이나 구이로 요리하며,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다리 살은 게살과 비슷한 맛이 나며, 고급 식재료로 취급된다. 일본 일부 지역에서는 일본거미게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한국에서도 이마트 등지에서 식용으로 파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일본거미게로 게장을 담가 먹기도 한다.
최근에는 해양 생태계 보호와 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하면서 일본거미게 남획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특정 기간 동안 포획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등 규제를 통해 개체 수를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