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전… 서울 전체 25개 구 중에서 유일하게 '산'이 없는 뜻밖의 동네

2025-03-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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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없는 구의 비밀, 평탄함이 품은 숨은 매력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미지와 달리, 영등포구만큼은 '산 없는 구'라는 특이한 지리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으로보는 영등포. 영등포시장 로터리.  / 영등포문화원 제공
자료사진. 사진으로보는 영등포. 영등포시장 로터리. / 영등포문화원 제공

서울특별시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높은 산이 전혀 없는 곳, 영등포구는 예로부터 평야 지형으로 알려져 있다. 지형적 특성과 분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변의 산지를 관악구, 강서구, 구로구 등이 가져가고, 상대적으로 평탄한 지역만이 영등포구로 남게 된 것이다. 한때 존재했던 선유봉, 양말산, 쥐산 등 소규모 산들은 도시 개발이라는 흐름 속에서 사라졌거나 훼손됐다.

대표적인 예로는 여의도에 위치했던 양말산이 있다. 현재의 국회의사당 자리로 알려진 이 산은 개발 과정에서 완전히 흔적이 사라졌다. 선유봉 역시 개발로 인해 사라졌고, 현재 유일하게 지형적 명맥을 잇고 있는 쥐산도 월드컵대교 건설로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심지어 군사보호시설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의 접근조차 제한되고 있다.

자료사진. 현재 유일하게 지형적으로 산 형태를 보이고 있는 쥐산. 하지만 쥐산도 월드컵대교 건설로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심지어 군사보호시설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의 접근조차 제한되고 있다. / 영등포문화원 제공
자료사진. 현재 유일하게 지형적으로 산 형태를 보이고 있는 쥐산. 하지만 쥐산도 월드컵대교 건설로 상당 부분 훼손된 상태다. 심지어 군사보호시설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의 접근조차 제한되고 있다. / 영등포문화원 제공
자료사진. 사진으로 보는 영등포. 양말산(현 국회의사당 자리) 철거 모습(1968). / 영등포문화원 제공
자료사진. 사진으로 보는 영등포. 양말산(현 국회의사당 자리) 철거 모습(1968). / 영등포문화원 제공

하지만 산이 없다는 점이 영등포구에 마냥 단점으로 작용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탄한 지형은 교통망과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유리했다. 영등포구는 한강, 안양천, 도림천 등 수변을 끼고 있는 덕에 수운과 철도, 도로 교통이 집중된 지역으로 발전해왔다. 이는 곧 영등포를 서울 서남권의 산업과 상업 중심지로 자리잡게 하는 기반이 됐다.

물론 한때 영등포는 낡고 어두운 구도심 이미지를 안고 있었다. 문래동 철공소 밀집 지역은 도시의 낙후성과 쇠퇴한 산업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영등포구는 이러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도시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문래동 꽃밭정원 자료사진. 지난해 5월 영등포구는 '꽃의 도시' '정원도시'로의 변신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 영등포구 제공
문래동 꽃밭정원 자료사진. 지난해 5월 영등포구는 '꽃의 도시' '정원도시'로의 변신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 영등포구 제공

지난해 5월 영등포구는 '꽃의 도시' '정원도시'로의 변신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산이 없는 지리적 약점을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는 발상의 전환이다. 도시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어 전체를 하나의 녹색 정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다채로운 녹지 확충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실제로 영등포구는 공원녹지 면적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22년 기준 1인당 공원녹지 면적은 9.5㎡였지만, 2024년에는 10.2㎡로 증가했다. 여기에 안양천과 도림천을 활용한 수변 생태정원 조성, 가로변과 자투리 공간에 꽃을 심는 도시 정원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영등포구는 '정원도시'뿐 아니라 '문화도시' '건강·힐링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단순히 도시의 외관을 바꾸는 것을 넘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쾌적한 일상 환경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유튜브, 영등포구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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