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무너진 천재 야구선수...6년 만에 재기 노린다
2025-03-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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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트라이아웃으로 빅리그 재입성 노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MLB)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4일 강정호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MLB 트라이아웃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트라이아웃은 구단 소속이 아닌 선수들이 실력을 검증받아 정식 계약 기회를 얻는 공개 테스트다.
강정호는 앞서 '킹캉 메이저리그 트라이아웃 도전'이라는 주제로 팬 투표를 진행했다. 총 3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이 92%, 반대가 8%로 집계됐다. 그는 "투표 결과 찬성이 92%나 나왔다. 안 할 수가 없겠더라"며 "나이가 많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늦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고 싶고, 결과와 관계없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이제 시작이니 끝까지 지켜봐 달라.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응원을 부탁드린다. 나도 힘을 내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4년까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서 활약했다. 2014년에는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기록하며 뛰어난 타격 능력을 입증했다. 이후 2015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맺고 MLB에 진출했다. 피츠버그에서 4시즌 동안 2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46홈런, 144타점, 120득점, OPS 0.797을 기록했다. 특히 2016년에는 21홈런을 기록하며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20홈런 이상을 쳤다.

하지만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취업비자 발급이 어려워지면서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8년 3경기, 2019년 65경기 출전에 그치며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결국 피츠버그에서 방출됐다.

2020년 기자회견을 열어 키움 복귀 의사를 밝혔으나 무산됐다. 2022년에도 키움과 계약을 추진했지만, 허구연 KBO 총재가 야구 규약 제44조 제4항을 근거로 승인을 거부했다. 해당 규약에는 '총재는 리그 발전과 KBO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선수와의 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KBO는 음주운전 관련 세부 처벌 규정을 마련한 상태였고, 음주운전 삼진아웃 전력이 있는 강정호의 복귀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최근 KBO는 '클린 야구' 기조를 강조하며 승부조작, 성범죄, 마약복용, 음주운전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로 규정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박정태 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이 SSG 랜더스 퓨처스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가 과거 음주운전 혐의 논란으로 여론이 들끓자 사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허 총재는 이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법조계 관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