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선 자존심 상할… 요르단 수비수가 경기 앞두고 자신만만하게 남긴 '말'
2025-03-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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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예선, 자존심 건 한국-요르단 대결의 서막
"요르단이 한국을 꺾었던 경기와 이번 경기 상황이 비슷하다"

요르단 대표팀 핵심 수비수이자 '지한파'로 잘 알려진 야잔 알아랍이 한국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알아랍은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과의 대결을 앞두고 확신에 찬 태도를 보였다.
한국과 요르단 맞대결은 25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현재 B조에서 한국이 4승 3무(승점 15점)로 1위, 요르단이 승점 12점으로 2위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 이번 경기는 조 1위 판도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다.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알아랍은 "우리가 승리했던 아시안컵 4강전과 이번 경기가 상당히 비슷하다. 두 팀 모두 부상자가 있고, 심지어 같은 선수들이 빠져 있는 점도 흥미롭다. 내일은 반드시 승점 3점을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은 23위, 요르단은 64위로 객관적인 전력 차이가 있음에도 요르단은 다시 한 번 이길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알아랍의 이 같은 자신감은 근거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요르단은 불과 몇 달 전 끝난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두 차례 맞붙어 1승 1무를 거뒀다. 조별리그에서는 2대 2로 비겼고, 4강전에서는 2대 0으로 완승을 거두며 요르단 축구 역사상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 중심에 알타마리와 알나이마트의 공격 듀오, 그리고 수비라인을 지킨 알아랍이 있었다. 그는 현재 FC서울에서 활약 중이기도 하다.

다만 그때와 상황이 완전히 같진 않다. 요르단은 이번에도 주축 선수 일부가 결장한다. 아시안컵 4강에서 결장했던 공격수 알리 올루완이 이번에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노장 수비수 살렘 알아잘린 역시 소집되지 않았다. 하지만 요르단 공격 핵심인 알타마리와 알나이마트는 여전히 건재하다. 반면 한국은 더 심각한 전력 누수를 겪고 있다. 아시안컵 4강에서도 결장했던 김민재는 여전히 빠지고, 여기에 이강인까지 부상으로 제외됐다.
이강인은 지난 20일 오만과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급히 투입됐던 만큼 무리한 감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요르단전 출전은 무산됐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만을 위해 원포인트 선발됐던 황인범도 온전한 몸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소속팀에서도 부상 회복 중이었고, 아직 풀타임 소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백승호 역시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중원의 짜임새가 크게 흔들렸다. 플랜 C였던 이강인의 중원 기용도 불발돼 대체 자원이 마땅치 않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황인범의 몸 상태는 생각보다 좋다. 훈련을 통해 상태를 점검하고 기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100% 출전은 확신하기 어렵다. 이처럼 중원 구성 자체가 불안한 가운데, 공격의 창의성을 책임질 이강인까지 빠진 한국은 전반적인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강팀이다. 전방에는 손흥민과 황희찬이 버티고 있고, 조규성이나 엄원상 같은 측면 자원도 빠르다. 수비라인 역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조직력 면에서는 큰 문제 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전술 중심축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 라인에서의 공백은 결국 경기력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르단은 이를 노리고 있다. 경기력 차이는 인정하면서도, 이번에도 아시안컵 4강처럼 한국의 약점을 공략해 이길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입장에서는 다시 한 번 ‘한국전 승리’라는 상징적 결과를 만들고, 조 1위로 올라서는 절호의 기회다.
현재 한국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 기록을 10회 연속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예선에서는 아시아에 배정된 8.5장의 티켓 중 6장을 두고 18개국이 경쟁 중이다. 한국이 이번 경기에서 패하면 조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어 예선 후반부 일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요르단전 전 좌석(4만1000석)이 매진됐다. 하프타임에는 가수 노라조 축하공연이 펼쳐지고, 4만 명의 관중이 함께하는 카드섹션 이벤트도 진행된다. 홈 경기라는 점, 관중의 응원 등이 절대적인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만큼 한국은 흔들리는 전력을 잘 다잡고 승리를 가져와야 한다.
이번 요르단전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하면 한국은 본선행을 향한 중요한 고지를 밟게 된다. 하지만 요르단의 자신감, 전력 누수, 체력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상황인 만큼 절대 방심은 금물이다. 알아랍의 도발에 가까운 발언은 자존심을 자극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실력으로 답을 내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