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조 원... 정의선 회장,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파격 투자 내용 발표

2025-03-2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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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현대는 관세 안 내도 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발표 행사에 참석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 폭스뉴스 영상 캡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발표 행사에 참석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있다. / 폭스뉴스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앞세운 '제조업 재건'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다고 24일(현지시각)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국 경제 활성화와 제조업 부흥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발맞춘 결정이다.

이날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발표 행사에 참석해 이번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각)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발표 행사에 참석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 'LiveNOW from FOX' 유튜브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신규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투자가 미국 내 사업 확장과 현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대미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세부 내역도 함께 발표했다. 총 210억 달러의 투자 금액은 여러 핵심 분야에 나눠 투입된다. 우선 자동차 생산 분야에 86억 달러가 배정됐다. 이는 미국 내 기존 공장의 생산 능력을 강화하고 신규 설비를 도입하는 데 사용된다. 이어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61억 달러가 투입된다. 이는 공급망 안정화와 현지 부품 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마지막으로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 63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친환경 기술 개발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결정은 미국 시장 입지를 한층 더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등 미국 여러 지역에서 자동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공장의 생산 라인을 확장하고, 최신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제조 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같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재건 정책은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발표는 이러한 정책 기조에 적극 부응한다. 210억 달러라는 막대한 투자는 미국 내에서 수천 개의 직접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뿐 아니라 부품 공급업체와 물류 기업 등 연관 산업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투자 자금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단계적으로 집행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결정이 미국 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현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현대차그룹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이번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화답이자 미국 내 제조업 부흥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의 이번 투자는 미국 제조업 부흥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이 이런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현대차의 결정이 다른 글로벌 기업들에게도 모범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곧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라며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동차(자동차 생산 설비)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이 나라로 들어오고 있다"며 "다른 것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과거에도 미국 내 투자를 꾸준히 늘려왔다.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은 연간 30만 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며 현대차의 미국 시장 공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조지아주에 위치한 기아 공장 역시 연간 34만 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210억 달러 투자는 기존 시설의 현대화와 함께 새로운 공장 설립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어,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생산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경제 정책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생산 기지를 옮기도록 유도하기 위해 관세와 세제 혜택을 활용해왔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정책 환경 속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향후 다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유사한 행보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 외에도 미국 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수소연료전지 개발 등 첨단 분야에서 미국 현지 연구소를 확대하고, 관련 인재를 적극 영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기술 혁신을 통한 시장 선점을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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