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1위 휩쓸었는데…3일 만에 '평점 6점대'로 추락한 한국 영화

2025-03-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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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당일 '미키 17' 꺾고 박스오피스 1위 등극한 한국 영화
3일 만에 평점 6점대 기록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4위 기록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던 한국 영화가 관객들의 혹평 속에 평점이 급락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첫날 3만 3700명의 관객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3일 만에 관객 평점 6점대, 전체 박스오피스 4위로 추락하며 부진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이 영화의 정체는 바로 강하늘 주연의 스릴러 '스트리밍'이다.

영화 '스트리밍' 속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스트리밍' 속 한 장면 / 롯데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은 개봉 첫날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국내 개봉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어주지 않았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스트리밍' 개봉에 밀려 처음으로 2위로 내려가는 이변이 발생했다. '스트리밍'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관객 층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이같은 성과를 거둬 더욱 주목받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스트리밍'은 개봉 첫주 주말인 21일부터 23일까지 7만 6575명의 관객을 동원해 동시기 개봉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4일 오전 7시 기준 누적 관객 수는 7만 8753명을 기록했다.

영화 '스트리밍'은 조장호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구독자 수 1위 범죄 채널 스트리머 '우상'(강하늘)이 풀리지 않던 연쇄살인사건의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다.

배우 강하늘은 이 작품에서 스트리머 우상 역을 맡아 롱테이크 촬영을 불사한 열연을 펼쳤으며, 하서윤, 강하경 등 신예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제작사 베리굿스튜디오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이 작품이 스크린 라이프(PC, 휴대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 화면으로 구성된 영화) 형식의 차별화된 스릴러로서 3월 극장가의 흥행 기대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화 '스트리밍' 주연 배우 강하늘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스트리밍' 주연 배우 강하늘 / 롯데엔터테인먼트

조장호 감독은 개봉 직후 "많이 떨리고 긴장된다. 최악의 상황도 생각하고 있어서 저희가 걱정했던 부분을 지적한 기사도 자세히 읽었고 좋게 봐준 기사도 읽고 체크하며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스크린 라이프 형식의 영화에 대해 "제가 이 영화를 기획할 때만 해도 스크린 라이프 영화가 이 정도로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원테이크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원테이크로 가는 것이 실시간, 라이브성을 보여주는 차별점이라 생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슷한 생각의 영화가 많이 나와서 빨리 개봉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강하늘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연극 베이스를 갖고 있는 배우다. 2시간 동안 혼자 끊김 없이 이어가는 능력이 있는 배우라 이런 연기를 충분히 잘할 거라 생각했다. 매체 연기의 경험도 많았고 원테이크 연기에 애정도 많더라. 기대 이상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강하늘은 이 작품에 대해 "감독과 배우, 모든 스태프가 다 모여서 고민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재밌고 행복했다"며 "다 같이 만들어가는 순간이 너무 소중했다. 정말 애정이 많은 현장이었다"며 작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하서윤과 강하경의 연기를 칭찬하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영화 결말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고민이 많았다. 여러 고민을 했었고 추가로 촬영된 분량도 있었지만 과감히 컷을 하셨더라. 지금의 결말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현재의 결말에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 '스트리밍'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스트리밍'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개봉 첫날 1위라는 성적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관람객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영화 예매 사이트에 올라온 관람객 리뷰들은 대부분 혹평으로 가득했으며, 영화의 평점은 급격히 떨어져 개봉 3일 만인 24일 기준, 6점대로 추락했다. 네티즌 평점은 10점 만점에 3점대를 기록 중이다.

네이버 실관람객 감상평란에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1점 주려고 했는데 강하늘, 하서윤 열연 때문에 2점으로... 올해 극장에서 본 최악의 영화...", "진심 돈 아까운 영화. 매번 인터넷방송 연출 너무 느낌 못 내고 이상함", "강하늘은 대체 왜 이런 선택을...", "보면서 몇 번이나 나가고 싶었지만 결말이 궁금해서 버텼는데 하...", "전체적으로 다 아쉽다", "초반에는 몰입감 있게 볼만 하나... 후반부로 갈수록 엉성한 개연성과 비현실적인 전개로 점수 다 까먹음", "평점 9점 때길래 봤더니 낚여버렸네 영화 끝나고 '이게 끝이야?'하면서 나왔네요" 등의 불만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유튜브 각인 걸 극장에서 보는 고통이란, 돈을 주고 영화를 봤는데 15초 광고까지 봐야 하는 짜증이란..."이라는 평가와 "강하늘은 영화를 잘못 선택한 죄로 자신의 출연 작품 목록에 '스트리밍'이라는 글씨가 새겨지는 벌을 받게 되었다"는 신랄한 비판도 등장했다.

관람객들의 평점은 대부분 1~4점대에 집중됐으며 "시작부터 끝까지 정신 없었던 작품...", "진짜 노잼. 보지마세요. 시간, 돈 다 버림",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됐던 영화", "도대체 평점 0점은 왜 없음...? 이 영화를 3만 명이나 봤다는 게 놀랍고 내가 그중 한 명이라는 게 더 놀랍다"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유튜브, 출발! 비디오여행 : MBC 공식 채널

다만 강하늘의 연기력만큼은 혹평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일부 관람객들은 "강하늘의 원맨 차력 연기쇼", "강하늘이 혼자 하드캐리하는 영화. 강하늘 배우 좋아하시면 보십숑. 재미와 감동은 없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늘이 다 했다", "강하늘 연기 볼 맛 나는 영화", "스토리가 아니라 강하늘의 연기에 감동했다" 등의 평가를 내리며 배우의 열연은 인정했다.

일부 10점 만점의 평가도 있었지만, 영화 전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강하늘의 연기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였다.

'스트리밍'은 현재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혹평 속에서도 강하늘의 연기력과 화제성이 관객 동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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