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대작 제치고 아카데미상 타더니… 박스오피스 1위까지 오른 '외국 영화'

2025-03-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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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동물들의 몸짓과 표정, 음악, 효과음만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 수상

수많은 대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의외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플로우' 영화 속 한 장면. / 유튜브 '판씨네마'
'플로우' 영화 속 한 장면. / 유튜브 '판씨네마'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플로우'가 전날 1만 8119명을 동원해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 수는 5만 8944명이다.

'플로우'는 인간이 살았던 흔적만 남아있는 세상에서 홀로 집을 지키던 고양이가 갑작스러운 대홍수로 터전을 잃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고양이는 대홍수로 덮인 세상에서 한 척의 작은 배를 발견하고 올라탄다. 그 안에는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 등이 타고 있다. 이들은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고 팀을 이뤄 파도를 헤쳐나간다.

영화에는 인간 캐릭터도, 대사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 러닝타임 85분 동안 오직 동물들의 몸짓과 표정, 음악, 효과음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럼에도 '플로우'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각종 유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었다. 특히 '인사이드 아웃2' 등 쟁쟁한 대작들을 제치고 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플로우' 스틸. / 판씨네마 제공
'플로우' 스틸. / 판씨네마 제공

실제 영화를 본 누리꾼들은 "대사 한마디 없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다", "올해 만날 수 있는 가장 긴 여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한다", "재미있는 네셔널 지오 그래픽 보는 느낌이다", "고양이가 너무 귀엽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자연과 상호작용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혼자가 아니다", "올해 만난 너무 아름다운 영화", "왜 오스카에서 장편애니상을 탔는지 알 거 같다", "대사도 없는데 숨죽이면서 봤다", "너무 감동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출을 맡은 라트비아 출신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플로우'에 대해 "관객이 퍼즐을 풀어야 하는 영화를 만드는 데는 관심이 없다. '플로우'가 의미를 찾는 영화가 아니라 경험을 받아들이는 영화로 다가가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었던 전작 '어웨이'(2021)에서도 무성영화처럼 대사 없이 이야기를 진행시킨 바 있다.

유튜브, 판씨네마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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