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뜻밖이다… 예전엔 '세뱃돈' 대신에 주기도 했었다는 대반전 '한국 과자'

2025-03-2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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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넘나드는 추억의 과자

예전엔 어린 아이에게 세뱃돈 대신에 주기도 했었다는 대반전의 전통 과자가 있다.

한과 공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한과 공장 자료사진. / 연합뉴스

바로 찹쌀을 삭혀 만든 후 반죽을 쪄서 튀기고 고물을 입힌 전통 과자인 '강정'에 대한 이야기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설날, 지금은 어린이들에게 세뱃돈을 주는 풍습이 일반적이지만, 과거에는 과자와 과일을 덕담과 함께 나눠주는 방식이 더 보편적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문헌인 '동국세시기'에는 오색강정이 설날과 봄철에 제물로 올려지거나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 대접하는 세찬으로 쓰였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에는 정월 초하루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이나 손님에게 내는 음식을 '세찬'이라 불렀고, 강정은 그 중심에 있던 과자였다. 어린 세배 손님들에게는 강정과 함께 새해 덕담을 건네며 축원을 해 주는 전통이 있었다.

강정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다양한 놀이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속에 벼슬의 품계를 적은 종이를 넣어 운세를 점치기도 했고, 강정을 튀길 때 얼마나 높이 부풀어 오르는지를 겨루며 한 해의 운세를 점치기도 했다. 특히 희고 부풀어 오르는 강정은 누에고치를 닮았다는 의미로 ‘견병’이라 불리며, 일년 내내 복이 오기를 바라는 상징으로 여겨졌다.

조선시대 요리서인 '조선요리법'에는 강정을 만드는 상세한 과정도 소개돼 있다. 찹쌀을 깨끗이 씻고 술을 섞어 삭힌 뒤 빻아서 찐 반죽을 얇게 밀고 썰어 말린 후, 덜 마른 상태에서 참기름에 지져 튀겨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참깨, 잣, 콩가루, 밥풀, 싸라기 등 고물을 입히면 강정이 완성된다. 고물에 따라 임자강정, 계백강정, 백자강정 등 이름도 다양하게 나뉜다.

전통 과자 강정. / 궁중음식연구원 제공
전통 과자 강정. / 궁중음식연구원 제공

하지만 요즘 흔히 ‘강정’이라 부르는 과자들은 원형과 다르다. 깨나 땅콩을 엿에 버무려 굳힌 형태의 과자는 실제로는 '깨엿강정' '땅콩엿강정'이라 불러야 맞다. 전통 강정은 찹쌀 반대기를 튀긴 후 고물을 묻힌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통 강정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풍습과 문화가 녹아든 하나의 생활양식이었다. 색색의 고물을 입힌 강정을 원형으로 고여 쌓아 축·복·수 등의 글자를 넣는 방식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잔치가 끝난 후 고임을 허물어 나눠 먹는 문화도 공동체적 의미를 지녔다.

최근에는 ‘할매니얼' 열풍을 타고 이런 전통 과자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할머니 세대의 취향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일컫는 할매니얼은 전통 음식의 재발견을 이끌고 있다. 약과, 유과, 엿강정 등 다양한 한과들이 현대인 입맛에 맞게 재해석돼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강정 역시 이 흐름 속에서 다시 부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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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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