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3일 전인데 1위...실시간 예매율 휩쓴 제작비 100억 '한국 영화'
2025-03-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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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크랭크업 이후 4년 만에 개봉 앞둔 제작비 100억 한국 영화
개봉 3일 앞두고 23일 오후 18시 기준 실시간 예매율 순위 1위
개봉을 3일 앞둔 제작비 100억 한국 영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스트리밍’, ‘미키 17’ 등 쟁쟁한 상영작들을 싹 다 꺾고 주말 실시간 예매율 순위 정상을 갈아치웠다.

정체는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김형주 감독)다.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國手)와 바둑 신동이자 그의 내제자였던 이창호의 사제지간 대결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천만 배우’ 이병헌과 유아인의 만남으로 일찍이 큰 주목을 끌었던 작품이다. 유아인은 극중 조훈현의 제자 이창호 역할을 맡아 열연했다.
이런 가운데, 23일 영화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오후 18시 23분 기준 실시간 예매율 순위 1위는 19.8%라는 압도적 수치로 ‘승부’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배우 하정우가 감독과 각본, 주연까지 맡은 개봉 예정작 ‘로비’가 16.0%로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3위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13.9%), 4위 ‘스트리밍’(5.2%), 5위 ‘미키 17’(4.0%), 6위 ‘헤레틱’(3.4%), 7위 ‘백설공주’(2.8%), 8위 ‘플로우’(2.7%), 9위 ‘3일’(2.7%), 10위 ‘세븐틴 [라잇 히어] 월드 투어 인 시네마’(2.2%) 순으로 집계됐다.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승부'는 제작비 규모가 100억 원이 넘는 대작으로 알려졌다. 2021년 크랭크업 이후 4년 만에 드디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유아인의 갑작스러운 마약 파문으로 영화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그동안 공개 일정이 지연되었으나,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승부는 오는 26일 드디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기다림이 컸던 만큼 예비 관객들 역시 남다른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공식 예고편 댓글 창엔 “예고편만 봤는데 이병헌 연기 미쳤네요. 개봉하면 꼭 보러 갈게요”, “평소 좋아했던 두 배우가 같이 나온다니… 무조건 보러 갑니다”, “그래 나와야지… 이 영화는 극장 개봉이라서 더 좋다”, “조훈현 9단과 이창훈 9단의 이야기가 영화화되다니… 감사합니다”, “진짜 대배우 이병헌”, “이병헌 나오는 영화는 무조건 봅니다”, “와 첫 장면부터 미쳤다. 오래간만에 극장 가고 싶게 만드네”, “진짜 이병헌 연기의 끝은 어디일까”, “싱크로율 미쳤다 진짜”, “솔직히 너무 기대한 영화… 개봉해서 다행이다”, “이병헌 만큼 스펙트럼 넓은 배우도 없을 듯”, “기다리고 기다리던 작품” 등 폭발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영화 '승부'는 제작 단계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연기 레전드 이병헌과 유아인이 각각 스승과 제자 역할을 맡아, 라이벌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의 두 바둑 레전드를 그린다는 점에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023년 2월 유아인이 마약 파문에 휘말리면서 '승부'를 비롯한 그의 차기작들은 큰 위기를 맞았다. 유아인은 상습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지난해 9월에는 법정에서 구속되었으며, 최근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속 5개월 만에 석방됐다.
유아인이 석방된 시점에 맞춰 '승부'는 극장 개봉을 알리며 본격적인 홍보에 돌입했다. 그러나 포스터와 예고편에서는 유아인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는 작업이 진행되었고, 프레스킷에서도 유아인 캐릭터에 대한 소개조차 없었다. 대신, 이창훈의 어린 시절을 맡은 아역배우 김강훈을 강조하는 등, 유아인의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났다. 하지만 영화의 본편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중요한 구조이기 때문에 유아인의 등장 분량을 완전히 제외할 순 없었다.
김형주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영화의 이야기 구조와 기획 의도를 고려할 때,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것은 이야기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아인 캐릭터를 언급하지 않고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며, 영화가 공개된 후에는 관객들이 그 부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부'의 서사는 주로 조훈현의 관점에서 전개되지만, 그의 바둑 인생을 뒤흔든 인물이 제자 이창호였기 때문에 유아인은 어린 시절을 연기한 김강훈을 제외하고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창호는 10대 나이에 조훈현을 뛰어넘는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고, "바둑의 본질은 공격"이라는 스승에게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만의 바둑을 두겠다"고 고백한 인물이었다. 유아인은 이창호의 유년 시절을 충실히 재현한 외형과, 묵묵하고 흔들림 없는 내면을 훌륭하게 표현해냈다.
영화는 사제지간의 갈등과 고뇌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조훈현은 제자 이창호에게 패배하면서, 자신이 재우고 먹이고 가르친 제자에게 절망감을 느낀다. 그동안 자신이 제자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었지만, 이창호의 성장은 그를 깨닫게 만든다. 결국 바둑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끝없는 도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제자가 자신의 타이틀을 전부 석권하면서 "이제 내가 도전한다"며 다시 일어서는 과정까지 이병헌과 유아인의 연기 시너지가 큰 울림을 준다.
'승부'는 이러한 극적 구조 속에서 유아인의 논란을 극복하고 흥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의 배급을 맡은 바이포엠스튜디오는 바이럴 마케팅 회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전 배급작인 '소방관'은 누적 관객 수 385만 명을 기록했고, '히트맨2'도 254만 명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따라 '승부'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 '승부'는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 박스오피스 순위 -(2025년 03월 22일 기준)
1위 ‘미키 17’
2위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
3위 ‘백설공주’
4위 ‘스트리밍’
5위 ‘플로우’
6위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7위 ‘콘클라베’
8위 ‘퇴마록’
9위 ‘악령: 깨어난 시체’
10위 ‘위플래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