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매일 쓰는데…경악할 정도로 세균 드글드글 나왔다
2025-03-2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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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540억 마리 세균 검출
주방에서 매일 사용하는 물건이 사실 세균이 번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BBC는 독일 포르트방겐 대학의 미생물학자 마르쿠스 에거트 박사의 2017년 연구를 인용해 주방 스펀지가 박테리아의 온상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에거트 박사가 연구에 사용한 주방 스펀지에서는 총 362종의 미생물이 발견됐다. 일부 스펀지에서는 1제곱센티미터당 최대 540억 마리의 세균이 검출됐다.
주방 스펀지는 항상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 노출돼 있으며, 스펀지 내부의 미세한 구멍과 틈은 다양한 미생물이 정착하기 좋은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음식물 찌꺼기까지 남아 있어 세균이 번식하기에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듀크 대학교 합성 생물학자인 링총유 연구팀은 2022년 연구에서 다양한 크기의 구멍을 가진 스펀지가 세균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수세미 속에서 다양한 균주의 대장균이 번식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미생물 중에는 단독으로 살아가는 종도 있지만, 다른 균과 함께 있어야 하는 종도 있다. 수세미 내부의 구조는 여러 세균이 공존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에거트 박사는 설명했다.
수세미는 확실히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이로 인해 반드시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세균은 피부, 토양, 공기 속 어디에나 존재하며, 모든 균이 유해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수세미 속 세균이 실제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연구 결과, 발견된 세균 중 일부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는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세균 10종 중 5종이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균과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식중독이나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식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90%는 단 5종의 병원균이 원인인데, 연구에서는 이 중 대장균, 살모넬라, 캠필로박터가 검출되지 않았다.
에거트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것은 잠재적으로 유해한 박테리아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더라도, 위생적으로 관리되지 않은 수세미는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1. 종류별로 구분해 사용하기: 식기를 닦는 수세미로 날고기를 닦지 않는 것이 좋다. 날고기에는 병원성 박테리아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 자주 교체하기: 위생을 고려하면 일주일에 한 번 교체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소독을 통해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도 있다.
3. 고온 소독: 수세미를 물에 적신 후 전자레인지에서 1분간 가열하면 대부분의 병원성 세균이 제거된다. 식기세척기의 고온 세척 기능을 이용해 소독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4. 건조 유지: 사용 후에는 싱크대에 두지 말고 물기를 최대한 짠 후 건조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스펀지 대신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노르웨이 식품연구소 노피마의 과학자 솔베이 랑스루드가 2022년 연구한 결과, 브러시에는 스펀지보다 세균 수가 훨씬 적었으며, 살모넬라 같은 유해균도 쉽게 제거됐다. 이는 브러시가 스펀지보다 빨리 건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게 수세미 속 박테리아는 큰 위험이 되지 않는다. 미국 프레리뷰 A&M 대학교 식품안전학과 제니퍼 퀸란 교수팀이 2017년 필라델피아에서 100가구의 주방 스펀지를 조사한 결과, 식중독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박테리아는 1~2%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