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인데도 대형마트 품절 사태…불티나게 팔리는 추억의 음식

2025-03-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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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레트로 음식 재출시 열풍

과거에 단종됐던 제품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식품업계 전반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제품들이 연이어 재출시되고 있다. 과거에는 인기를 잃고 사라졌던 제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의 맛’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 연합뉴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 연합뉴스

서울우유가 13년 만에 ‘미노스 바나나우유’를 다시 선보였다. 1993년 첫 출시된 이후 2012년 단종됐던 제품으로, 올해 재출시되며 주목받고 있다. 농심도 신라면에 밀려 1990년 단종됐던 ‘농심라면’을 35년 만에 복귀시켰다. 매일유업은 2016년 단종됐던 피크닉 복숭아맛을 천도복숭아맛으로 업그레이드해 9년 만에 다시 판매하고 있다.

최근 단종됐던 식품들이 잇따라 부활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보다 재출시가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기존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이미 익숙하고 맛도 검증돼 있어 마케팅 부담이 적다. 단종 당시에는 시장에서 밀려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

제품의 맛을 현대적인 입맛에 맞춰 개선하면 “오히려 더 맛있어졌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단종 제품은 안정적인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미노스 바나나우유를 재출시하면서 기존 디자인과 병 모양을 유지했다. 2012년 단종될 당시에는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등에 밀려난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복고 감성을 살린 신제품으로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며 반응이 좋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기존 레시피를 활용해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출시된 피크닉 복숭아 맛 / 매일유업
재출시된 피크닉 복숭아 맛 / 매일유업

매일유업의 피크닉 복숭아맛은 과거 사과맛에 밀려 단종됐지만, 천도복숭아 퓨레를 더해 향과 맛을 강화한 형태로 돌아왔다. 매일유업 측은 “천도복숭아의 깊은 맛과 향을 살려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익숙한 제품이지만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심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됐던 ‘농심라면’을 다시 내놓았다. 농심라는 신라면이 등장하기 전까지 농심의 대표 제품이었으나, 1990년 단종됐다. 이번 재출시는 1975년 레시피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해 옛 맛을 기억하는 세대와 새로운 소비층 모두를 공략하고 있다.

재출시된 농심라면 / 농심
재출시된 농심라면 / 농심

농심은 50년 전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문구로 화제를 모았던 흑백 광고를 활용하며 복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농심 측은 농심라면 외에도 20년 만에 ‘새우탕면’, 35년 만에 ‘크레오파트라 포테토칩’도 다시 선보이며 단종 제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념 제품으로 출시했지만, 반응이 좋으면 정식 판매를 지속할 계획”이라는 게 농심 측 입장이다.

단종 제품이 다시 인기를 얻는 이유는 기존 판매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크다.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 반응을 가늠하기 어렵고, 대량 생산이 부담스럽지만, 단종 제품은 과거 판매 기록이 있어 생산량을 조절하기 용이하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일정 수준의 수요를 기대할 수 있어 안정적인 판매 전략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을 조절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도 가격적인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GS25도 단종됐던 ‘바삭김밥’을 4년 만에 다시 판매하고 있다.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김밥으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던 제품이다. GS25 관계자는 “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점주들의 발주 주문이 크게 늘었다”며 “초기 생산량이 많으면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기존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바삭김밥은 출시 일주일 만에 약 15만 개가 팔리며 김밥 카테고리 매출 2위를 기록했다. GS25는 기존 제품 외에도 치즈불닭, 스팸계란 바삭김밥 등 새로운 맛을 추가할 계획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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