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연구가가 직접 밝혔다… 매일 먹으면 수명이 4년 늘어난다는 '슈퍼푸드'
2025-03-2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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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궁극의 '장수식품'
수천 년 전부터 사람의 손길을 타고 지구 곳곳에 뿌리를 내린 식물이 있다. 매일 먹으면 수명이 4년까지 늘어난다는 이 식물은 오늘날까지도 우리의 식탁을 조용히 채우고 있다. '병아리콩'에 대해 알아보자.

병아리콩은 콩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이다. 겉모습은 작고 둥글며, 병아리의 머리를 닮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흔히 '이집트콩'이나 '칙피(chickpea)'라고도 불린다.
원산지는 중동, 특히 오늘날의 터키와 시리아 일대다. 하지만 지금은 인도, 파키스탄, 호주, 멕시코 등 세계 곳곳에서 재배된다. 2023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인도는 전 세계 병아리콩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1000만 톤 이상을 수확한다.
병아리콩은 고온과 가뭄에도 잘 견디는 튼튼한 식물이라, 물이 귀한 지역에서도 농부들에게 소중한 작물로 자리 잡았다.
병아리콩은 건강에 여러 이점이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댄 뷰트너 내셔널 지오그래픽 장수 연구가는 영국 매체 더 미러를 통해 “콩은 전 세계 모든 장수 식단의 핵심”이라며 “복합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해 궁극의 장수식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한 컵 분량의 콩을 섭취하면 수명이 4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떤 보충제도 이 같은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번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음식이 바로 콩”이라고 했다.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진이 미국 성인 4만 4000여 명의 국민건강 영양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이와 일치한다. 연구에 따르면 매일 콩 1인분을 먹으면 식사 질 점수가 16% 높아지고, 2인분을 먹으면 20%까지 상승한다. 식사 질 점수는 식단의 영양 균형과 건강성을 평가하는 지표다. 식사 질이 높아질수록 장수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병아리콩은 100g당 약 364kcal의 열량을 낸다. 또한 단백질 19g, 식이섬유 17g, 지방 6g을 함유하고 있다. 이 콩은 단백질 함량이 높아 채식주의자들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맛은 어떨까. 병아리콩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특징이다. 일반 콩처럼 비린내가 강하지 않고, 삶으면 밤이나 땅콩처럼 달큰한 맛이 난다. 식감은 살짝 거칠지만, 씹을수록 고소함이 퍼진다. 이 맛 덕에 중동에서는 후무스(hummus)라는 으깬 콩 페이스트로, 인도에서는 커리에 넣어 즐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삶아서 밥에 섞거나, 샐러드에 얹어 먹는 경우가 많다. 날것은 딱딱하고 소화가 어려우니 반드시 조리해야 한다.
렌틸콩과는 몇 가지 차이점이 있다. 렌틸콩(Lens culinaris)은 병아리콩과 같은 콩과 식물이지만, 모양은 납작하고 렌즈처럼 생겼다. 병아리콩이 둥글고 통통한 데 비해, 렌틸콩은 얇고 작다. 병아리콩은 칼슘이 렌틸콩(19mg) 대비 2배 이상 많고, 철분도 더 풍부하다.
조리 시간은 렌틸콩이 20~30분으로 짧은 반면, 병아리콩은 불리는 시간을 포함해 1~2시간 걸린다. 렌틸콩은 흙 내음이 살짝 나는 중성적인 느낌이라면, 병아리콩은 더 달고 고소하다.
병아리콩은 삶아서 먹는 것이 좋다. 건조 병아리콩 1컵(약 200g)을 물에 8~12시간 불린 뒤, 물 4컵을 넣고 1~2시간 중불에서 끓인다. 거품이 생기면 걷어내고, 소금을 1작은술 넣으면 맛이 더 좋다.
껍질을 벗기려면 베이킹소다 1작은술을 넣고 삶은 뒤, 찬물에 헹구면 쉽게 분리된다. 삶은 병아리콩은 후무스로 만들기 좋다. 병아리콩 2컵, 마늘 1쪽, 올리브오일 2큰술, 레몬즙 2큰술, 참깨 1큰술을 믹서에 갈아 소금으로 간하면 완성이다.
샐러드에 뿌리거나 빵에 발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또 다른 방법은 구이칩이다. 삶은 병아리콩 1컵에 올리브오일 1큰술, 카레 가루 1작은술, 소금 약간을 버무려 에어프라이어 200도에서 20분 굽는다. 이렇게 완성된 병아리콩 구이칩은 바삭한 간식으로 알맞다. 밥에 넣을 때는 쌀 2컵에 병아리콩 0.5컵을 섞어 취사하면 고소한 콩밥이 된다.
먹을 때 주의할 점도 있다. 병아리콩은 식이섬유가 많아 과다 섭취 시 복부에 가스가 찰 수 있다. 또한 콩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구토나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으니,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병아리콩은 영양과 맛, 활용성을 두루 갖춘 식물이다. 중동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시작된 이 콩은 이제 전 세계 식탁에서 소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