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으로 먹으면 99% 눈물 쏟는다…장보고가 한국에 들여온 '강렬한' 과일

2025-03-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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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해안 지역에서 재배되는 노란색 신맛 과일

전남 고흥에서 한 농민이 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수확하고 있다. 고흥 유자는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해풍을 맞고 자라 향과 당도가 뛰어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전남 고흥에서 한 농민이 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수확하고 있다. 고흥 유자는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해풍을 맞고 자라 향과 당도가 뛰어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원산지는 중국인데 장보고 장군이 신라 문성왕대인 840년경에 우리나라로 들여와 재배한 과일이 있다. 생으로 먹으면 눈물·콧물을 뿜거나 눈의 흰자위가 보일 정도로 강렬한 신맛을 지닌 과일 '유자'다.

장보고 장군이 들여온 과일이라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유자의 주 재배지역은 남해안 지역이다. 전남 고흥이 가장 유명하며 전남 완도·장흥·진도·해남과 경남 거제·남해·통영 등에서도 재배된다.

유자의 맛은 몹시 시다. 그 신맛의 정도는 시큼한 과일로 유명한 레몬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다. 유자의 과즙은 시다 못해 쓸 정도다. 어지간히 신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사실상 99% 대부분의 사람이 유자를 생으로 먹기는 힘들다.

강렬한 신맛을 자랑하는 유자에 관한 웃지 못할 일화도 있다. 2008년 12월 방송된 KBS2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유자를 생으로 까서 먹는 잠자리 복불복을 진행했다. 당시 유자를 생으로 먹은 '1박 2일' 멤버들의 못 말리는 반응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개그맨 이수근은 유자를 한 입 먹자마자 눈의 흰자위를 보이며 화들짝 놀랐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는 아예 눈물, 콧물에 심지어 침까지 뿜으며 기절초풍했다.

전남 고흥의 농민들이 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수확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유자는 장보고 장군이 들여온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자의 주 재배지역은 남해안 지역이다. 전남 고흥이 가장 유명하며 전남 완도·장흥·진도·해남과 경남 거제·남해·통영 등에서도 재배된다.    / 연합뉴스
전남 고흥의 농민들이 노랗게 잘 익은 유자를 수확하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유자는 장보고 장군이 들여온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유자의 주 재배지역은 남해안 지역이다. 전남 고흥이 가장 유명하며 전남 완도·장흥·진도·해남과 경남 거제·남해·통영 등에서도 재배된다. / 연합뉴스

유자의 주요 성분인 비타민 C는 레몬보다 무려 3배나 많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유자는 기관지 질환, 천식, 특히 감기 예방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또 유자에는 피부미용에 좋고 노화와 피로를 방지하는 구연산도 많이 함유돼 있다. 이 밖에도 비타민B, 당질, 단백질 등이 다른 감귤류 과일보다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또 배농 및 배설 작용을 해서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유자는 그야말로 건강에 좋은 으뜸 과일이다.

유자는 신맛이 강해 생으로 먹기보다는 보통 설탕에 절여서 청으로 만들어 먹는다. 유자차가 대표적이다. 또 잼, 젤리, 양갱 등으로 만들거나 유자즙으로 음료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유자 씨앗으로 기름을 짜서 식용유, 화장품용 향료로 사용하거나 신경통, 관절염 약으로 쓰기도 한다. 요즘에는 유자로 만든 빵도 나온다.

상큼한 향기도 유자의 매력 가운데 하나다. 유자는 모과처럼 2000년대까지만 해도 가정용 또는 차량용 방향제로 쓰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시중에 나온 방향제가 다양하지 않았다. 향이 진한 과일인 유자 껍질을 깐 뒤 바구니에 담아 자동차 실내에 놓아두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유자 껍질이 쪼그라들어도 향이 여전히 진하게 났을 정도였다.

유자 자료 사진. 유자는 신맛이 강한 과일이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보통 설탕에 절여서 청으로 만들어 먹는다. 유자차가 대표적이다. / 연합뉴스
유자 자료 사진. 유자는 신맛이 강한 과일이다. 생으로 먹기보다는 보통 설탕에 절여서 청으로 만들어 먹는다. 유자차가 대표적이다.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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