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팀과 싸우는 중인데…” 오만전 지켜본 이천수, 날 선 비판 쏟아냈다
2025-03-2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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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축구 팬들 빼고 모두가 잘못한 날이다. 반성해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가 오만과의 경기 결과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 축구대표팀 출신 이천수. / 유튜브 '리춘수 [이천수]'](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3/21/img_20250321165940_4ea3165d.webp)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 20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 경기를 치렀다. 이날 오만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가 끝난 뒤,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의견을 전했다. 그는 "우리가 '누구를 이겼다',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 말하려면 디테일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지막 패스 디테일이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 호흡을 맞춰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디테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축구 팬들 빼고 모두가 잘못한 날이다. 코치들도, 선수들도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영민 해설위원도 함께 경기를 본 뒤 의견을 더했다. 그는 "호흡 문제에서 안 맞는 장면이 많았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핑계를 댈 수도 있겠지만, 그건 변명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어 "후반전에 밀어붙일 때, 추가 골이 나오지 않아 불안한 상황이 계속됐다. 상대의 후반전 유효 슈팅이 단 한 차례였는데, 그게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경기력 문제를 다시 짚었다. 그는 "축구협회와 감독 선임에 대한 팬들의 응어리를 풀려면 경기력이 올라와야 한다. 경기력이 아니면 팬들의 마음을 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쉬운 팀과 싸우는 중이다. 반드시 잡고 가야 하는 경기였다. 앞으로 더 어려운 팀을 만나게 될 텐데, 이런 결과가 반복되는 게 너무 아쉽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세훈의 헤더가 나왔을 때, 좋은 장면이라는 걸 모두 알았을 거다. 그런 장면이 더 많아야 했다. 투톱이 들어갔는데 크로스가 없었다. 그 점도 더 맞춰가야 할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주민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고, 양 측면에 손흥민과 황희찬이 배치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이재성이 출전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백승호와 박용우가 맡았다. 수비진은 왼쪽부터 이태석, 권경원, 조유민, 설영우로 구성됐다. 골키퍼로는 조현우가 선발 출전했다.
오만 역시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 공격수로 이삼 알 사브히가 출전했고, 2선에는 압둘 알 메시프리, 알리 알 부사이디, 야밀 알 야흐마디가 자리했다. 중앙 미드필드는 압둘라 파와즈와 사이드 알 알라위로 구성됐다. 수비는 알 루샤이디, 칼리드 알 브라이키, 아흐메드 알 카미시, 압둘라 알 하르티가 나섰다. 골문은 이브라힘 알 무카이니가 지켰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를 풀어갔다. 전반 35분 왼쪽 측면에서 올린 백승호의 크로스가 페널티박스를 향했다. 하지만 공격수 머리를 스치지 못하고 골키퍼 손에 걸렸다. 전반 37분, 백승호가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쓰러졌다. 의료진이 급히 투입됐고, 이강인이 교체로 들어왔다.
이강인은 투입 직후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하며 경기 흐름을 흔들었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찌른 전방 패스가 수비 뒷공간을 정확히 파고들었고, 황희찬이 빠르게 침투해 볼을 터치한 뒤 슛으로 연결했다. 공은 그대로 오만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이자 선제골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박스 바로 앞에서 오만 수비수의 핸드볼 반칙으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손흥민이 직접 슈팅을 시도했으나, 오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전은 1-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주민규를 불러들이고, 오세훈을 투입했다. 후반 18분에는 황희찬과 배준호가 교체됐다. 이후 대표팀은 더욱 공격적인 패스를 이어갔다. 오만 수비를 흔들며 공간을 만들려 했지만, 기회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후반 35분, 오만의 동점 골이 터졌다. 경기 중 이강인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그 틈을 타 알리 알 부사이디가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은 정확히 골대 구석으로 향했고,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결국 이강인은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후 한국은 양현준과 오현규를 투입했다. 마지막까지 공세를 이어갔지만, 오만의 촘촘한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전체 슈팅 수는 한국이 앞섰지만, 추가 득점 없이 승점 1만 챙기는 데 그쳤다.
홍 감독은 김민재의 공백에 대해 "중심 선수가 빠지면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수비가 불안했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권경원과 조유민이 잘해줬다. 조직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민재 외에도 황인범이 명단에서 빠졌다. 황인범은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소속으로, 대표팀에서 꾸준히 중원 역할을 맡아온 선수다. 하지만 최근 종아리 근육에 불편함을 느껴, 홍 감독은 선수 보호를 이유로 그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 공백은 백승호와 박용우가 채웠다. 백승호는 잉글랜드 챔피언십 소속 버밍엄시티에서 뛰고 있고, 박용우는 아랍에미리트 알아인에서 활약 중이다.

홍 감독은 "새로운 조합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면서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에는 흐름이 좋았지만, 우리가 너무 쉽게 공을 내주며 흐름이 끊겼다. 이기고 있음에도 이기고 있는 느낌이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 경기는 최종 예선 돌입 이후 가장 좋지 않았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21일 대한축구협회는 백승호와 이강인의 부상 관련 소식을 전했다. 협회는 "두 선수 모두 정밀검사를 마쳤으며, 주치의 진단 결과 심각한 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일 선수들을 다시 소집한 뒤, 상태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라시드 자베르 오만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한국은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주면 골을 만들 수 있는 팀이다. 그래서 최대한 박스 밖으로 밀어내려 했고, 계획대로 잘 됐다"고 말했다. 잔디 문제에 대해서도 라시드 감독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잔디가 부드러웠고, 공이 잘 튕겨 나갔다. 스터드가 잔디 속으로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일반적인 잔디와는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는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핵심 선수들의 공백, 갑작스러운 부상, 흐름을 잇지 못한 중원 조합 등 여러 문제가 맞물렸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지 못한 흐름이 이어졌다.
홍 감독은 이날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팀을 정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한국 국가대표 일정
- 3월 20일 오후 8시 : 대한민국 vs 오만 / 1-1 무승부
- 3월 25일 오후 8시 : 대한민국 vs 요르단
- 6월 5일 : 이라크 vs 대한민국
- 6월 10일 : 대한민국 vs 쿠웨이트
◈ 한국 축구대표팀 3월 A매치 소집 명단 (28명)
- GK : 김동헌(김천상무),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조현우(울산 HD)
- DF : 권경원(코르파칸), 김주성(FC서울), 박승욱, 조현택(이상 김천상무),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태석(포항스틸러스), 정승현(알와슬),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FC)
- MF : 박용우(알아인), 배준호(스토크시티), 백승호(버밍엄시티), 손흥민(토트넘), 양민혁(퀸즈파크레인저스), 양현준(셀틱), 엄지성(스완지시티), 원두재(코르파칸),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이동경(김천상무),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황희찬(울버햄튼)
- FW : 오세훈(마치다젤비아), 오현규(헹크),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