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칼 갈았다... '세계 1위' 그녀가 유일하게 우승 못 한 대회
2025-03-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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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한다”

세계 최고 권위의 배드민턴 대회 '전영오픈'을 제패한 안세영(삼성생명)이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도전장을 내민다.
안세영은 최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를 2-1(13-21 21-18 21-18)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23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에게 패하며 연속 우승이 좌절됐던 안세영은 올해 다시 정상에 올라 2년 만에 왕좌를 되찾았다.
안세영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메달을 걸고 돌아와서 너무 좋고 내 자신에게도 자랑스럽다"며 "감기에 걸려 힘든 경기를 했는데 잘 버텨내고 좋은 결과를 가져와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의 우승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를,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를 연이어 만났고 결승에선 떠오르는 강자 왕즈이를 상대했다.
안세영은 "코트 적응에 애를 먹었고 대진도 힘겨웠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 정신적·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잘 해낼 거라는 믿음으로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집중했다"고 털어놨다. 2년 전 첫 우승과 이번 우승의 차이를 묻자 "첫 우승 때는 정말 우승할 줄 몰랐다면 이번엔 마음먹은 대로 하면 충분히 이길 거라는 자신감으로 했다"며 "세리머니도 더 멋지게 하고 싶었다. 힘든 상대들을 이기고 올라가 우승해서 뿌듯함이 더 컸다"고 답했다. 그는 결승전에서 1게임을 내준 뒤 2·3게임에서 끈질긴 수비와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올해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잇따라 제패한 데 이어 전영오픈까지 우승하며 4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현재 20연승을 달리고 있는 안세영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계속 나아가고 싶다. 경기 날 모든 힘을 쏟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다른 선수들 경기를 챙겨보는데 각기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그걸 흡수하고 싶어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가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이미 세계선수권(2023년), 아시안게임(2022년 항저우), 올림픽(2024년 파리)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배드민턴 메이저 대회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쌓았다. 특히 2024 파리 올림픽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여자 단식 28년 만의 올림픽 우승을 이뤄냈다.
이제 안세영의 시선은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으로 향한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올림픽을 모두 석권한 안세영이지만 메이저 대회 중 아시아선수권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지난해 대회 결승에서 다이쯔잉(대만)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것이 가장 우승에 가까운 성적이었다.
안세영은 "대회에 맞춰 잘 준비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최선을 다해 보여주면 결과는 따라올 거다. 다른 대회보다 성적이 안 났던 대회지만 최선을 다할 테니 많은 응원 부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배드민턴 팬들 사이에선 안세영이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하면 개인전 그랜드슬램(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올림픽·아시아선수권 우승)을 달성하는 첫 한국 선수가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 안세영의 다음 무대인 아시아선수권이 배드민턴 여제의 기록 경신 행진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지에 국민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