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운명 좌우할 헌법재판관 8명의 정치성향은...

2025-03-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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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일치 선고에서도 재판관들 성향 차이 뚜렷

최재해 감사원장 및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 뉴스1 (공동취재)
최재해 감사원장 및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 탄핵심판이 열린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헌법재판관들이 자리에 앉고 있다. / 뉴스1 (공동취재)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에 국민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재는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3주가 지난 19일까지도 선고기일을 밝히지 않고 있다. 법조계 전망대로 오는 21일 선고하려면 이날 중 기일을 통지해야 한다. 이날까지 기일을 통지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로 선고는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관들은 이날 출근 직후 오전부터 평의(재판관들이 모여 사건에 대해 심리하고 토론하는 과정)를 진행하고 있다. 평의가 장기화하는 걸 보면 재판관 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와 정치권은 대체로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을 보수 성향으로 분류하고,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을 진보 성향으로 분류한다.

헌재의 선고 사례에선 재판관들의 성향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바 있다.

8인 체제로 처음 선고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에선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이 인용 의견을, 김형두·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이 기각 의견을 냈다. 재판관 성향이 가장 뚜렷이 드러났던 선고였다.

다른 선고에서도 재판관들의 성향 차이가 엿보인다. 재판관 8명 전원 일치 의견으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건 국회 권한을 침범한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을 때, 정형식·김복형·조한창 재판관이 국회 본회의 의결 필요성을 강조하며 보수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안을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기각했을 땐 이미선·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이 위헌·위법성을 지적하는 별개 의견을 내 진보적 시각을 드러냈다.

이처럼 전원 일치로 결론이 난 사례에서까지 세부 의견에서 재판관들의 성향 차이가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 결과 전망은 매우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정치권은 8명 전원이 인용에 동의할 가능성부터 5 대 3으로 기각 또는 각하될 가능성까지 여러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탄핵심판에서 인용 결정을 내리려면 최소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구조상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 중 3명 이상이 기각 의견을 내면 탄핵은 기각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보수 성향 재판관들의 판단이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다만 재판관들의 정치적 성향이 선고 결과를 곧바로 결정짓는다고 보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조계 일각은 재판관 개개인의 법리적 판단 능력과 사건에 대한 해석이 성향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한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재판관이라도 법리적으로 탄핵 사유가 명확하다고 판단하면 인용에 동의할 수 있고, 반대로 진보 성향 재판관이라도 증거 부족이나 법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기각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평의가 장기화하는 건 재판관들 사이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번 탄핵심판의 복잡성과 민감성을 고려할 때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선 헌재가 선고 시점에 대한 정치적 해석을 피하려고 ‘정기 선고일’로 선고기일을 택할 수도 있단 말이 나온다.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헌재의 정기 선고일이다. 이번 정기 선고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법 2심 선고 하루 뒤인 27일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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