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그냥 버리는데…북한서는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기절초풍 식재료'

2025-03-1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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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요리사 “이것까지 먹나 싶으실 거다”
'한식대첩' 스튜디오 술렁이게 만든 북한 보양식 재료

한국에서는 도축 과정에서 그냥 버려지지만 북한에서는 귀한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독특한 식재료가 있다. 과거 한국 요리 서바이벌 프로에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이 식재료는 바로 '새끼보'라고 불리는 소의 자궁이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 식재료는 북한에서는 영양가가 매우 높은 음식 재료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에선 보기 힘든 독특한 식재료로 보양식 요리를 선보인 북한팀 / Olive '한식대첩' 시즌2
한국에선 보기 힘든 독특한 식재료로 보양식 요리를 선보인 북한팀 / Olive '한식대첩' 시즌2

한국에선 버려지는 '새끼보', 북한에선 최고의 보양식

올리브TV의 인기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한식대첩' 시즌2에서 북한팀이 공개해 화제가 됐던 새끼보는 송아지를 품고 있던 소의 자궁이다. 북한팀 출연자는 이 식재료를 공개하기 전 "이것까지 먹나 싶으실 정도로...깜짝 놀라실 거다"라고 말해 다른 참가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제로 공개 순간, 다른 지역 참가자들은 "소를 잡을 때 새끼보는 다 버린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서는 도축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폐기 처리되는 부위여서 충격을 더했다. 수십 년간 요리를 연구해 온 전문가인 심사위원들조차 소의 자궁을 식재료로 활용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에서 보양식 재료로 쓰이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북한에서 보양식 재료로 쓰이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북한팀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 식재료에 대해 "새끼보를 먹으면 죽었던 사람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영양덩어리"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영양가가 풍부하고 보양 효과가 탁월하다는 의미다. 한쪽에서는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다른 쪽에서는 최고의 보양식으로 인정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죽었던 사람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죽었던 사람도 살아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양가가 높다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새끼보는 지역에 따라 '아기보' 또는 '암뽕'이라고도 불린다. 이 세 가지 명칭은 모두 소나 돼지의 태반과 자궁을 가리키는 동의어다. 다른 내장 부위들과 마찬가지로 기름기가 많아 맛은 고소하며, 쫄깃하지만 다른 내장에 비해 비교적 연한 편이라 식감을 즐기는 이들에게 인기가 있다.

한국에서는 소를 도축할 때 새끼보를 대부분 그냥 폐기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반면 북한에서는 예로부터 귀한 식재료로 취급되어 왔으며, 특히 여름철 보양식으로 많이 활용된다. 버려지는 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북한의 식문화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새끼보를 넣어 만드는 북한의 대표 보양식 '추포탕'

북한팀은 '한식대첩'에서 새끼보를 활용한 보양식 '추포탕'을 선보였다. 추포탕은 들깻국에 소고기 내장을 넣고 끓인 북한의 대표적인 여름 보양식이다. 새끼보를 주재료로 사용해 영양가를 한층 높인 이 요리는 더위에 지친 체력을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북한에서 추포탕 재료로 쓰이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북한에서 추포탕 재료로 쓰이는 새끼보 / Olive '한식대첩' 시즌2

새끼보는 다른 내장 부위들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냄새가 있어 식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세척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새끼보는 다른 내장들에 비해 냄새가 매우 강하고 세척하기도 어려워 손질 과정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까다로운 손질 과정도 한국에서 이 부위가 주로 버려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적절히 손질된 새끼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다. 회로 쳐서 술안주로 먹거나 죽을 쑤어 식사 대용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삶아서 수육으로 먹거나 탕, 찌개의 고명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새끼보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삶았을 때 그 안에 국물이 고이게 되는데, 이 국물이 특히 영양이 풍부하다고 하여 보양식으로 별도로 마시기도 한다. 그만큼 버릴 것 없이 모든 부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북한 식문화의 특징이 드러난다.

한편, 우리나라 전라남도 지역에서는 '암뽕순대'라는 향토음식이 있다. 이름에 '암뽕'이 들어가지만 실제로 암뽕(자궁)으로 만드는 순대는 아니다. 돼지 막창에 속을 채워 만든 순대를 '암뽕순대'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렇듯 같은 명칭이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어 식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한식대첩'은 서울, 제주,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충북, 충남, 그리고 북한까지 전국 10개 지역의 특색 있는 식재료와 요리법을 소개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각 지역마다 희귀하고 영양 만점인 식재료가 공개될 때마다 다른 지역 경쟁자들은 물론 심사위원(심영순, 백종원, 최현석)들조차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서 북한팀이 공개한 새끼보는 그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식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같은 민족이지만 분단으로 인해 서로 다른 식문화가 발전해온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북한의 새끼보 요리는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고 때로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버려질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지혜가 담겨 눈길을 끌고 있다.

유튜브, Olive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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