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이재명보다 윤 대통령이 나빠"... 폭발한 유승민이 한 말
2025-03-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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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정말 놀랍고 어이가 없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악마에 가깝다고 말하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강하게 반발했다.
정 전 주필은 지난 16일 조갑제닷컴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이 대표를 악마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평범한 기회주의자일 뿐"이라고 썼다. 그는 "이재명에 대한 악마라는 이미지는 사회적 약자에게 씌워지는 장발장식 도둑 이미지일 수도 있다"며 "나는 그런 기득권적 시각을 정당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를 서울대 법대와 서울대 의대 출신들이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했다.
정 전 주필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비교하면서 "흔히 (이 대표의) 형수 욕설을 문제 삼지만 윤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보면 오히려 윤 대통령이 가족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며 "반항적 성격으로 보면 윤 대통령이 더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출세하려고 노력해온 평범한 사람이며, 직접적인 피해를 준 적이 없다"면서 "굳이 악마라는 표현을 쓴다면 윤 대통령이야말로 그런 쪽"이라고 말했다.
정 전 주필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내는 동안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그를 벌할 정도의 거짓말인지 의문"이라며 "이 대표는 당선된 적이 없다. 그는 낙선자다. 당선자는 윤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온갖 거짓말을 하면서 당선됐다. 그는 ‘아내가 증권투자를 해서 약간의 손실을 봤을 뿐 주가조작은 어림이 없고, 장모는 다른 사람에게 10원 한 장 손실을 준 적이 없다’는 등의 거짓말을 태연히 해댔다. 그러나 처벌받지 않았다“라면서 ”당선자를 처벌할 수 없는데 낙선자는 처벌받는다는 희한한 일을 필자는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정 전 주필은 지난 12일 채널A 유튜브 '정치 시그널'에서 이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당시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일부 무죄 판결이 나온 점 등을 고려하면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팩트가 다르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당내에서도 이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대담 다음 날인 13일 정 전 주필은 유튜브 채널 '정규재TV 시즌3'에서 "이 대표가 말을 빠르고 논리적으로 한다.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며, 대선 자유토론에서도 어떤 후보도 상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대표는 질문을 다루는 방식이 능숙하며, 예상치 못한 질문에도 능란하게 대처한다"고 평가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 전 주필 글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정말 놀랍고 어이가 없었다"며 "진짜 악마는 윤 대통령이고 이 대표는 덜 나쁜 사람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정 전 주필이 보수 패널이 맞는지도 의문"이라며 "이 대표의 범죄 혐의와 거짓말, 경제와 안보 문제 등에 대해 어떻게 저런 평가를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유 전 의원은 "정치 지도자에게 정직함과 진실성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는 경제, 안보, 정치, 본인의 사법 리스크까지 거짓말을 많이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대표는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주변에 다섯 명이나 죽어 나갔는데?"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치인이 전부 이 대표처럼 범죄 피의자인 것은 아니다. 멀쩡하고 정상적인 정치인도 많다"며 "윤 대통령을 악마화하면서 이 대표를 감싸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자 정 전 주필은 이 대표를 지지하라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17일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에서 유 전 의원을 ‘기득권의 한계 속에서 사는 사람’이라고 지적하며 "유 전 의원은 이 대표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이 대표를 지지하라고 한 적이 없다.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인데, 문해력이 부족하거나 세상을 진영 논리로만 보는 것 같다"라면서 "누구를 악마라고 규정하는 것은 유사종교적 언어다. 유 전 의원은 글을 읽지도 못하나. 이 대표에 대한 악마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 주변 인물 사망 사건과 관련한 유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그건 검찰의 수사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