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들녘에 널려 있는데... 알고 보면 맛이 끝내주는 식재료

2025-03-20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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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로 먹어도 맛있고 약용으로도 쓰인다는 한국 식재료

자운영 꽃 / 뉴스1
자운영 꽃 / 뉴스1

봄바람이 살랑이면 전국의 논두렁에 연보라색 꽃구름이 피어난다. 자운영이다. 자운영은 이름처럼 보라색 구름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야생화이자 농부와 자연이 함께 빚어낸 소중한 선물이다. 단순한 들풀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운영의 모든 것에 대해 알아보자.

자운영을 나물로 먹을 땐 사진처럼 어린 순을 이용한다. / '화산' 유튜브
자운영을 나물로 먹을 땐 사진처럼 어린 순을 이용한다. / '화산' 유튜브

자운영은 콩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초본식물이다. 중국이 원산지지만 한국, 일본 등에 귀화해 자란다. 주로 논이나 밭, 개울가, 경작지 주변, 풀밭 같은 곳에서 자란다. 특히 남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줄기는 높이 10~25cm 정도로 흰 털이 덮여 있고,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 옆으로 뻗다가 윗부분은 곧게 선다.

잎은 홀수 깃꼴겹잎(잎자루 양쪽에 작은 잎이 깃털 모양으로 마주 나는 잎)으로 작은 잎이 9~11개씩 마주 나며, 도란형(달걀을 거꾸로 세운 모양의 잎 형태) 또는 타원형으로 끝이 약간 파이거나 둥글다. 잎자루(잎몸을 줄기나 가지에 붙잡아매는 짧은 자루 모양의 부분) 밑에는 2개의 탁엽(잎자루 밑 부분에 달려 있는 작은 잎 모양의 부속체)이 있고, 잎 뒷면엔 성근 연한 털이 나 있다. 꽃은 4~6월에 홍자색이나 흰색으로 핀다. 길이 10~30cm의 꽃자루 끝에 7~10개가 산형꽃차례(우산처럼 꽃자루들이 한 점에서 나와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모양)를 이루며 달린다.

꽃받침은 종 모양이고 길이 4mm 정도로 흰 털이 드문드문 나 있다. 열매는 긴 타원형의 협과로 5~6월에 검게 익으며, 속에 노란색 씨가 들어 있다.

자운영은 콩과답게 뿌리에 뿌리혹박테리아가 붙어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고정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녹비작물로 재배된다. 논에 자운영을 재배한 후 벼를 재배하면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다. 화학비료를 뿌려 농사지은 쌀과 비교해 수확량은 차이가 없지만 등숙이 좋은 까닭에 완전미 비율이 10%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양의 화학비료 의존성을 해결해 지력을 강화하는 식물인 셈이다.

자운영의 제철은 봄, 특히 4~5월에 꽃이 만개할 때다. 이때 연보라색 꽃밭이 장관을 이루며, 중요한 밀원식물로 꿀벌들에게도 큰 역할을 한다. 개화기 땐 베어내 사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나물로 먹을 때 자운영의 제철은 꽃이 피기 전인 3월 말에서 4월 초다. 이때 어린 순을 채취해 나물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운영 나물은 주로 데친 후 된장이나 간장에 무쳐 먹는다. 입맛에 따라 초고추장이나 참기름, 깨를 넣고 버무려 먹기도 한다. 맛은 미나리처럼 향기롭고 부드럽다. 봄철 입맛을 살리는 데 제격이다. 맛과 향이 뛰어난 덕분에 예로부터 사람들이 봄에 가장 즐겨 먹었던 나물이다. 된장국으로 끓여도 맛있다. 자운영 꽃은 튀김을 만들거나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한다. 비빔밥 재료로도 좋다.

약용으로도 쓰인다. 풀 전체를 말려 해열, 해독, 종기, 이뇨 효과를 얻는다. 감기에 걸려 기침이 심하거나 인후통·가래가 있을 때, 또는 피부에 종기가 나고 열이 있을 때 짓찧어 환부에 붙이면 효과가 있다. 치질 통증엔 40g을 달여 먹거나 짓찧어 붙인다. 잇몸 출혈엔 즙을 내 하루 3~5회 10~20분 입에 머금었다가 마신다. 외상 출혈이나 대상성포진, 눈의 열감과 통증에도 활용된다. 한국임업진흥원의 연구에 따르면 자운영 추출물에서 오노닌과 아스트라갈린 성분이 발견돼 피부 노화를 억제하고 주름 개선 효과를 가진 기능성 화장품으로 개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 개별인정을 받았다.

채취할 때는 꽃망울이 터지기 전인 3월 말에서 4월 초에 손으로 밑동을 꺾어 채집한다. 뿌리째 뽑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너무 늦게 채취하면 질겨져 식감이 떨어진다. 먹을 때 주의할 점은 특별히 없지만 농약이나 오염된 지역에서 자란 자운영은 피하는 게 좋다.

최근엔 여러 지역에서 자운영 채취가 어려워졌다. 2009년부터 종자 가격이 상승하며 비료용 재배가 줄어든 데다 경관보존사업으로 유채 같은 다른 품종이 늘어난 탓이다.

자운영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자운영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자운영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자운영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자운영 나물 초무침 만드는 방법 / '화산' 유튜브 채널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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