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공개 지지했던 1990년대 톱가수, 이번엔 민주당 정면 겨냥
2025-03-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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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기각되면 탄핵 발의한 국회의원 사퇴하는 규정 있어야”

'중독된 사랑'으로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가수 조장혁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조장혁은 16일 페이스북에 "헌재에서 탄핵 기각되면 탄핵 발의한 국회의원 사퇴하는 규정 있어야…"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의 주장은 탄핵이 기각되면 민주당 등 야당이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맥락이 비슷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등 주요 공직자를 상대로 총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데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조장혁은 그간 정치적 이슈에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그는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날엔 "권선징악"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은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6일엔 "대수의 법칙"을 언급하며 보수 진영에서 2022년 대선과 관련해 제기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부정선거 의혹에 힘을 실었다.
과거에도 조장혁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2020년 8월 그는 페이스북에 "'사람이 먼저다'가 아직도 귓전에 맴도는데 그냥 선거유세 문구였나 봅니다. 국가에 대한 섭섭함이 드는 이 기분, 저만 그런 건가요?"라는 글을 올렸다. ‘사람이 먼저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18대 대선 슬로건이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초동 대응을 비판한 셈이다. 당시 그는 정부가 중국발 입국을 막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일자 조장혁은 "정부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고, 정치적 이유로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섭섭해서 쓴 글이다. 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국가에 대한 실망감"이라고 해명했다.
조장혁은 2022년 대선 직후엔 윤석열 당선인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겨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호응을 얻었다.
조장혁은 1996년 1집 앨범 '그대 떠나가도'로 데뷔한 발라드 가수다. 1970년 5월 11일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을 졸업했다. 데뷔곡 '그대 떠나가도'를 시작으로 '체인지(Change)', '중독된 사랑', '러브(Love)', '이별보다 아픈 하루' 등 히트곡을 냈다. 1999년 발매된 '중독된 사랑'으로 KBS 가요대상과 골든디스크 대상을 받았다. 그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2000년대 초반까지 활동을 이어가다 잠시 주춤했지만, 2010년대 들어 MBC '나는 가수다2'와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건재한 가창력을 보여줬다. '나는 가수다2'에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재해석해 화제가 됐고, '복면가왕'에선 '미스터리 가수'로 등장해 3연승을 기록했다.
조장혁의 최근 행보는 음악 활동보다 정치적 발언으로 더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23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팬들과 소통하며 노래 커버 영상을 올렸지만, 정치 관련 언급이 늘면서 구독자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