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인데 벌써 1위…넷플·티빙 신작 제치고 반응 폭발 중인 '한국 드라마'
2025-03-1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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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티빙 기대작 제치고 시청의향률 1위 차지한 드라마
17일 제작발표회 통해 베일 벗은 디즈니플러스 신작 드라마
디즈니+에서 오는 19일(수) 공개 예정인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퍼나이프'가 벌써부터 OTT 기대작들 중 1위를 차지하며 화제몰이에 나섰다.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3월 2주 차 OTT 콘텐츠 시청자 평가 리포트에 따르면 '하이퍼나이프'는 넷플릭스의 '악연'과 티빙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 등 쟁쟁한 기대작들을 압도하며 드라마 장르 인지율과 시청의향률 1위를 휩쓸었다. 설경구와 박은빈 주연의 이 작품은 8부작 메디컬 스릴러로, 인간의 뇌에 미친 두 의사의 치열한 대립을 그려낸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보기 드문 19금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퍼나이프'는 과거 촉망받던 천재 의사였던 '정세옥'(박은빈)이 자신을 의료계에서 쫓아낸 스승 '최덕희'(설경구)와 재회하며 벌어지는 치열한 대립을 담고 있다. 17세에 의대에 입학한 천재 신경외과 의사 정세옥은 수술 실력은 최고지만, 인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인물이다. 그는 인간의 뇌를 만지며 희열을 느끼고, 수술에 대한 집착은 광기에 가깝다.
한때는 연신대학 신경외과 최고 실력자 최덕희 교수의 애제자였던 정세옥은 신경과학에 대한 집착과 최고를 향한 야망으로 의사로서의 도덕적 토대를 무너뜨린다. 환자에 대한 인간적 접근보다는 뇌수술 완수라는 목표에만 집착하는 제자를 지켜보던 최덕희 교수는 결국 수술실에서 세옥의 뺨을 때리며 그를 내쫓게 된다.
의료계에서 퇴출된 세옥은 불법 수술장의 '섀도우 닥터'로 전락해 의뢰를 받고 몰래 불법 수술을 하는 신세가 된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가 수술을 즐기는 것만큼 살인도 즐긴다는 점이다. 불법 수술을 빌미로 협박하거나, 자신이 나쁘다고 판단한 사람들을 처리하는데, 죄책감 없이 천연덕스럽게 살인을 저지른다.
극 중 아이러니는 세옥을 의료계에서 쫓아낸 최덕희 교수가 뇌에 심각한 병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최 교수는 자신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세옥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찾아낸다. 스승과 제자, 살려고 하는 남자와 복수하려는 여자가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세옥은 자신을 내쫓은 최교수를 도와주거나 수술해줄 마음이 전혀 없다. 오직 분노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메스를 들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이퍼나이프'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박은빈의 파격 변신이다. 그동안 밝고 선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던 박은빈은 이번 작품에서 연쇄살인범 의사라는 충격적인 역할을 맡아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세옥은 털털한 태도로 쉽게 타인의 호감을 사는 인물이지만, 일순간 돌변해 폭력성을 표출한다. 스승이자 원수인 덕희 앞에서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악을 쓰고 발버둥을 친다. 박은빈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캐릭터의 잦은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내며, 배우 본연의 천진한 분위기 때문에 세옥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고 위험하게 느껴진다.
박은빈은 작품 합류 계기에 대해 "무인도의 디바라는 작품을 한창 촬영하고 있었을 때, 제안받은 작품 중 '하이퍼나이프'라는 제목이 시선을 이끌었다. 첫 장을 넘겨보니, 굉장히 강력한 로그 라인(한 줄 요약)이 있었다. 저를 강렬하게 이끈 작품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설경구가 맡은 최덕희는 초반에 실체가 완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표면적으로 그는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의사이자 모두가 존경하는 우아한 지식인이다. 하지만 사실 덕희도 만만한 인물이 아니며, 그에게는 남모를 이면이 있다.
설경구는 캐릭터에 대해 "최덕희는 뇌를 너무 사랑하는, 뇌라는 섬에 갇혀 사는 인물이다. 곁에 누구를 두지도 않고, 애정하는 후배나 제자도 없고, 오로지 혼자 잘난 맛에 산다. 그만큼 권위도 있고, 존경도 받는다.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어색한 사람이다. 그중 유일하게 제자 중 애정했던 세옥을 자신의 옹졸함으로 인해 내치게 되는 냉정한 면도 있는 인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설경구는 "워낙 박은빈 씨가 궁금하고 흥분됐었다. 제가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가 박은빈 씨라고 생각한다"라며 "호흡은 좋았다. 제가 은빈 씨에게 많이 당하는 모습이 있다. 역으로 은빈 씨가 도파민이 터지는게 아니라, 맞은 제가 도파민이 있더라. 묘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윤찬영은 극 중 '서영주' 역을 맡아 세옥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한다. 세옥의 살인 현장 뒤처리를 돕는 인물로, 과거 세옥 덕분에 목숨을 건진 터라 그에게 무한한 충성심을 보인다.
윤찬영은 캐릭터에 대해 "서 실장은 항상 세옥의 곁을 지키지만, 지나칠 정도로 어떤 면에서는 자신의 삶을 보살피기보단 세옥을 더 신경 쓰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서 실장이라는 캐릭터를 생각할 때 세옥과의 감정이 중요했다"라고 전했다.
마취과 의사 '한현호' 역을 맡은 박병은은 "아마 제가 연기를 하면서 가장 악의 없고 선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극 중 정세옥 선생님이 밤마다 저지른 일을 모르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세옥을 보며 사람을 살리고 싶어 하는 열정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 인물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정현 감독은 작품에 대해 "아무래도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나서 그려지는 기묘한 이야기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평범하지 않다. 지금껏 해왔던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었고, 찾기 어렵던 캐릭터였다. 그래서 오히려 잔혹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결국 세옥과 덕희의 관계를 중점으로 이뤄지는 이야기인데,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이야기다. 그 사이에 오묘한 톤을 유지하려고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밝혔다.
'하이퍼나이프'는 미친 천재 의사 2명이 서로의 목숨을 틀어쥐고 대립한다는 신선한 설정에 생사를 다루는 의학 드라마의 치열함, 범죄물의 스릴, 뒤틀린 사제 관계가 주는 긴장감, 19금답게 파격적인 캐릭터와 빠른 전개가 결합돼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기존 양산형 K-스릴러와는 차별화된 드라마로, 디즈니+의 한국 시장 공략에 중요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드라마 '하이퍼나이프' 작품 정보
- 제목: 하이퍼나이프 (Hyper Knife)
- 감독: 김정현
- 각본: 김선희
- 출연: 박은빈(정세옥), 설경구(최덕희), 윤찬영(서영주), 박병은(한현호)
- 제작사: 주식회사 동풍, 블라드스튜디오, CJ ENM 스튜디오스
- 공개: 디즈니+ 2025년 3월 19일~4월 9일
- 등급: 청소년관람불가
- 분량: 전체 8부작
'하이퍼나이프'는 오는 19일 디즈니+를 통해 첫 공개되며, 매주 2화씩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