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가 대부분…북마케도니아 클럽 대형 화재 참사로 59명 사망

2025-03-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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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명 숨지고 155명 부상

북마케도니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59명이 숨지고 155명이 부상을 입었다.

절망하는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화재 유족과 생존자들 / AP-연합뉴스
절망하는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화재 유족과 생존자들 / AP-연합뉴스

AFP, dpa,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재는 16일(현지시간) 새벽 인구 3만 명 규모의 작은 마을 코차니에 위치한 ‘클럽 펄스’에서 힙합 공연 중 발생했다.

북마케도니아 내무부 장관 판체 토시콥스키는 기자회견에서 사망자 59명 중 35명의 신원이 확인됐으며, 부상자는 전국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초기 발표에서는 사망자가 51명, 부상자가 100명 이상으로 보고됐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사상자 수가 증가했다.

부상자 가운데 18명은 위중한 상태며, 일부 중상자는 치료를 위해 유럽 다른 국가로 이송되었거나 이송될 예정이다. 코차니 병원장 크리스티나 세라피몹스카는 현지 언론을 통해 부상자 연령대가 14~24세라고 밝히며, 화상과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가 7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코차니 병원이 수용 한계를 넘어서면서 환자들은 수도 스코페 등 다른 지역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으며, 주민들은 자가용을 이용해 부상자 이동을 돕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새벽 3시경이었다. 당시 클럽에서는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힙합 듀오 DNK의 공연이 열렸고, 약 1,000~1,500명이 모여 있었다. 화재 원인은 공연 연출을 위해 사용된 불꽃 장치에서 발생한 스파크가 천장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내무부에 따르면, 클럽 내부 천장이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만들어져 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연기가 자욱해졌다.

화재 당시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스코페 병원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한 여성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화재 발생을 믿지 못했으나 이내 패닉 상태에 빠진 군중이 출구로 몰려들었다고 전했다. 생존자 마리야 타세바는 탈출하려다 넘어져 얼굴을 다쳤고, 동생을 잃어버렸으며 어느 병원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울먹였다.

부모들은 실종된 자녀를 찾기 위해 SNS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21세 아들을 잃은 드라기 스토야노프는 불길 속에서 아이들의 신원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화재 참사가 발생한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 AP-연합뉴스
화재 참사가 발생한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 AP-연합뉴스

당국은 화재와 관련해 4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해당 나이트클럽이 적법한 허가 없이 운영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관계자 15명이 구금됐다. 토시콥스키 장관은 클럽의 공식 수용 인원이 250명이었으나 이를 최소 2배 이상 초과했으며, 이번 사건에 뇌물과 부패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마케도니아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총리는 SNS를 통해 "우리나라에 매우 힘들고 슬픈 날"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불가리아, 그리스, 알바니아 등 인접국들도 부상자 치료 지원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dpa 통신은 이번 화재가 대규모 정치적 반향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루마니아에서는 나이트클럽 화재로 64명이 숨지면서 당시 총리가 부패 논란 끝에 사임했으며, 세르비아에서도 지난해 11월 기차역 붕괴 사고 이후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시위가 열린 바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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