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결국 일냈다...한국 배드민턴계 들썩일 '초대형' 소식 전해졌다

2025-03-1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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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세계 1위 안세영, 왕즈이 꺾고 최고 권위 전영오픈 우승
허벅지 부상 극복하고 짜릿한 역전 끝에 2년 만에 '정상 탈환'

적수가 없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을 제패했다. 부상 여파를 극복하고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포효하는 모습.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포효하는 모습.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뉴스1

연합뉴스 등 보도에 따르면 세계 랭킹 1위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우승했다.

32강에서 가오팡제(중국·15위), 16강에서 커스티 길모어(스코틀랜드·33위), 8강에서 천위페이(중국·13위),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를 차례로 제압한 안세영은 왕즈이마저 제압하고 올해 들어 20연승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연달아 석권한 후, 전영 오픈에서도 2년 만에 정상에 올라 올해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슈퍼 1000등급으로, 월드투어 대회 중 가장 높은 등급에 속해 랭킹 포인트 관리도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오픈은 1899년에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배드민턴 대회로, 지난 2023년 이 대회에서 한국 여자 단식 선수로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안세영은 2년 만의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회에서는 야마구치에게 준결승에서 1-2로 패해 아쉬움을 삼킨 바 있다.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우승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13-21 21-18 21-18)로 누르고 우승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8강부터 피할 수 없게 된 강호와의 대결

8강에서 만난 상대는 안세영에게 있어 '천적'으로 불리는 천위페이(중국·13위)였다. 최근 오를레앙 마스터스 결승에서 안세영이 이긴 경험이 있지만, 천위페이는 그간 쌓은 경험이 방대하여 언제 만나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러나 안세영은 이 날 천위페이를 2-0(21-9, 21-14)으로 완벽히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다음 대진은 '숙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와의 만남이었다. 야마구치는 안세영이 랭킹 2, 3위로 자리할 때, 항상 안세영에게 패배를 안겨준 인물로, 안세영에게는 그야말로 벗어날 수 없는 강적이었다. 경기 도중 안세영은 체력이 다소 고갈된 듯 허벅지를 움켜잡고 허리를 숙이며 고통을 표출했지만, 결국 2-0(21-12, 21-17)으로 승리했다. 승리 후에는 포효 대신 코트에 주저앉을 정도로 힘든 경기를 치렀다.

결승에서 맞붙은 왕즈이, 마침내 왕좌를 차지하다

천적과 숙적을 모두 제친 안세영은 결승에서 왕즈이와 맞붙었다. 왕즈이는 최근 급부상한 신흥 강호로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안세영은 이미 올라탄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안세영은 2게임 중 허벅지 통증을 느끼며 다소 둔해진 움직임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고질적인 부상을 테이핑 없이 극복했던 안세영은,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는지 이날은 허벅지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통증 탓에 민첩성 부족과 실수가 이어지며 첫 번째 게임에서 왕즈이에게 13-21로 패배한 안세영은, 2게임에서 끈질긴 수비로 반전을 이끌었다. 79차례의 랠리 끝에 7-6으로 앞서가며 분위기를 전환한 후, 특유의 물샐틈없는 수비로 왕즈이를 당황시킨 안세영은 18-18에서 동점을 만들었고, 42회 랠리 끝에 스매시로 19-18로 역전하며 2게임을 승리로 이끌었다.

짜릿한 역전승 끝에 2년 만에 정상 탈환한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짜릿한 역전승 끝에 2년 만에 정상 탈환한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 기사와 무관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3게임에서는 체력전 양상이 펼쳐졌고, 왕즈이는 안세영의 끈질긴 수비에 고전하며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왕즈이는 실수가 이어졌고, 18-18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3연속 범실을 범하며 안세영의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3월 중순에 이미 시즌 4승을 달성한 안세영은 지난해 쌓은 5승은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2023년 세웠던 10승 그 이상의 기록까지도 넘볼 수 있을 기세다.

경기 직후 안세영은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2년 만에 전영 오픈 왕좌 탈환을 알렸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선 손으로 왕관 모양을 만들어 세리머니를 펼친 것을 두고 '전영 오픈에서 대관식을 했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I'm a king, now(나는 이제 왕이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대회 총 상금은 145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이며, 단식 우승자는 10만 1,500달러(한화 약 1억 4,700만 원), 복식 우승팀 10만 7,300달러(한화 약 1억 5,550만 원)으로 알려졌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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