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에 따라 달라지는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 구체적 분석 나왔다
2025-03-1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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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및 터키 사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BTC)이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하는 자산이라는 주장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특히 21만 개로 정해진 고정 공급량과 중앙은행의 통제에서 벗어난 탈중앙화 특성 덕분에 금(Gold)과 함께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과연 이 주장이 모든 경제권에서 동일하게 적용될까?
16일 코인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가 선진국과 신흥국에서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트코인, 금과 같은 디지털 안전 자산 될 수 있을까?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BTC의 희소성이 기존 법정화폐보다 가치 저장 수단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한다. 중앙은행이 필요할 때마다 찍어내는 법정화폐와 달리, 비트코인은 알고리즘적으로 공급량이 제한돼 있어 인플레이션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에 따라 일부 국가와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하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엘살바도르(El Salvador)다.
엘살바도르는 2021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경제 전략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고 있다.
기업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와 일본의 메타플래닛(Metaplanet) 같은 기업들은 대규모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며 법정화폐 대비 구매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역시 최근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을 논의 중이다.
비트코인 투자, 정말 효과 있었을까?
지금까지만 보면 비트코인 투자 전략은 꽤 성공적이었다. 비트코인은 2020년대 초반부터 S&P500과 금 선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강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지난 12개월 동안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경제학자들은 과거 성과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가상화폐 수익률과 인플레이션 기대치 간의 상관관계가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22년 미국 인플레이션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 비트코인은 6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전통적인 안전 자산인 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인플레이션보다 투자 심리와 시장 유동성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즉,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도가 높을 때는 비트코인이 상승하지만, 시장이 불안할 때는 주식과 함께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정말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자산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아르헨티나(Argentina)와 터키(Turkey) 사례
아르헨티나와 터키처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강력한 자본 통제가 있는 국가에서는 비트코인이 실질적인 자산 방어 수단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수십 년 동안 반복되는 금융 위기와 초인플레이션을 겪어 왔다.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 개선되긴 했지만, 과거 경험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법정화폐보다 암호화폐를 선호한다. 코인베이스(Coinbase) 조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국민의 87%가 암호화폐가 금융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터키 리라(TRY)의 구매력은 2021~2023년 60% 이상 감소했다. 최고 85.5%까지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많은 터키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터키의 암호화폐 거래량은 GDP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터키 정부는 2021년부터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보다 신뢰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정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일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는 국가별 경제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선진국에서는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안전 자산(금, 부동산)과 다르게 주식 시장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신흥국에서는 비트코인이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실질적인 대체 수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