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엔 서민들은 구경도 못 했다…조선 왕실에서만 먹었던 과일

2025-03-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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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함께 차례상에 올라가는 필수 과일

봄철이 되면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붉은빛의 작은 열매가 있다.

대추나무에 대추가 매달려있는 모습 / Lialina Olena-shutterstock.com
대추나무에 대추가 매달려있는 모습 / Lialina Olena-shutterstock.com

바로 대추다. 따뜻한 차로 마시거나 한약재로 사용되는 것이 익숙하지만, 사실 대추는 조선시대 왕과 왕비들이 건강과 피부 관리를 위해 꾸준히 섭취하던 귀한 식재료였다.

현대에는 흔한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과거에는 왕실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급 과일이었다. 조선 왕실의 식단을 기록한 문헌을 보면, 대추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건강과 장수를 위한 필수 음식으로 취급되었다.

◈ 조선 왕비들의 ‘뷰티 푸드’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왕과 왕비의 식사에 다양한 한약재를 사용했으며, 특히 인삼, 생강, 계피, 감초와 함께 대추가 자주 포함되었다. 왕실에서 대추를 중요하게 여긴 이유는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었다. 대추에는 비타민 C와 철분이 풍부해 피부를 맑게 해주고, 항산화 성분이 많아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왕비들은 피부 미용을 위해 대추를 달여 마시거나 꿀에 절여 간식처럼 섭취했다. 왕비들의 미용 관리에는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었지만, 대추는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효과가 있어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했다. 실제로 ‘동의보감’에서도 대추는 기운을 보충하고 혈을 맑게 하는 식재료로 기록되어 있다.

대추 / leungchopan-shutterstock.com
대추 / leungchopan-shutterstock.com

왕뿐만 아니라 왕실의 제사나 연회에서도 대추는 빠지지 않는 중요한 재료였다. 사도세자의 60회 생일 제사상에는 약과, 산자, 한과와 함께 꿀에 잰 대추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고 있었다. 조선 왕실에서는 대추를 건강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로도 중요하게 여겼다.

◈ 왕실에서만 먹던 귀한 과일,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

왕실에서 대추를 귀하게 여긴 것과 달리, 일반 백성들은 쉽게 먹을 수 없었다. 과거에는 대추나무가 많지 않았고, 귀족과 왕실에서 먼저 소비했기 때문에 서민들은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과일이었다. 하지만 조선 후기로 갈수록 대추나무 재배가 활발해지면서 서민들도 점차 대추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현대에 와서는 대추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 건강 효과는 주목받고 있다. 대추에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성분이 풍부해 감기 예방에 좋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대추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 조선 왕비들이 피부를 위해 챙겨 먹었고, 왕이 장수를 위해 꾸준히 섭취했던 보양식이었다. 지금도 건강과 미용에 좋은 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는 대추. 알고 보면 그 역사는 더욱 흥미롭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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