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왜 세계 랭킹 1위인지 입증했다... 압도적이었다

2025-03-16 11:58

add remove print link

4개 대회 연속 우승 목전에 둔 안세영

안세영 / 뉴스1 자료사진
안세영 / 뉴스1 자료사진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의 기세가 무섭다. 6일(현지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 단식 4강전에서 랭킹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2-0(21-12 21-17)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올랐다. 이 승리로 안세영은 2025 시즌 출전한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목전에 두고 됐다.

전영오픈은 배드민턴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회로, 안세영은 2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할 기회를 잡았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은 안세영이 올해 초부터 이어온 압도적인 기세를 다시 한번 입증한 결과다.

안세영은 올해 들어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즈를 차례로 석권하며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세트 행진을 벌였다. 전영오픈에서도 32강부터 4강까지 모든 경기를 2-0으로 끝내며, 경쟁자들을 상대로 단단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4강에서 맞붙은 야마구치 아카네는 과거 안세영에게 껄끄러운 상대였다. 두 선수의 상대 전적은 이번 경기 전까지 야마구치가 14승 11패로 앞섰지만, 안세영은 이번에 깔끔한 승리를 거두며 흐름을 뒤바꿨다. 첫 게임을 21-12로 손쉽게 가져간 안세영은 두 번째 게임에서 야마구치의 추격을 21-17로 막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번 전영오픈은 안세영에게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202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방수현 이후 27년 만에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전영오픈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안세영은 지난해 부상 여파로 4강에서 야마구치에게 패하며 2연패에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안세영은 시즌 초반부터 강력한 스매시와 촘촘한 수비를 앞세워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전영오픈 결승 진출로 안세영은 2025년 4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뒀다.

안세영의 올해 행보는 이미 배드민턴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말레이시아오픈에서는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를 2-0으로 꺾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인도오픈에서도 결승 상대인 타이쯔잉(대만)을 2-0으로 제압하며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주 프랑스에서 열린 오를레앙 마스터즈에서는 또 다른 강자인 천위페이(중국)를 결승에서 2-0으로 완파하며 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번 전영오픈 4강에서 야마구치까지 꺾으며 안세영은 올해 19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웠다. 이런 기세라면 결승에서도 승리를 거둬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전영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은 한위에(중국)와 왕즈이(중국) 간 4강전 승자와 맞붙는다. 두 선수 모두 세계 랭킹 상위권에 속해 있지만 현재 안세영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큰 위협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한위에는 안세영과 최근 맞대결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왕즈이는 올해 말레이시아오픈 결승에서 이미 안세영에게 패한 경험이 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8강에서도 천위페이를 2-0으로 가볍게 꺾으며 컨디션과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증명했다.

안세영의 강점은 단순히 기술에만 있지 않다. 경기 중 상대의 약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를 공략하는 전술적 능력, 그리고 긴 랠리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체력이 뒷받침된다. 4강전에서 야마구치가 초반 날카로운 공격으로 저항했지만, 안세영은 침착하게 수비로 맞서며 점수를 쌓아갔다. 특히 두 번째 게임에서 17-17 동점 상황에서 연속 4점을 따내며 승부를 결정짓는 모습은 안세영의 경기 운영 능력을 잘 보여줬다. 이런 모습은 안세영이 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지 설명한다.

전영오픈 결승전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16일 일요일 오후 8시에 시작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2023년에 이어 두 번째 전영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리게 된다. 동시에 올해 출전한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시즌 초반을 완벽하게 장식한다.

배드민턴 역사에서 전영오픈은 1899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깊은 대회다. 우승자에게는 약 9만1000달러(1억1945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안세영은 2년 전 이 대회 우승으로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고, 이번에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