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안 들고 온 美 특사, 푸틴과의 만남 위해 8시간 기다려
2025-03-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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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카이뉴스 14일 보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8시간 동안 기다리게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위트코프가 휴전안을 제시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했지만 푸틴 대통령의 일정을 맞추지 못해 기다리게 됐다고 14일 보도했다.
위트코프는 13일 낮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준비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으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었고, 결국 회담은 밤 늦게 시작됐다.
위트코프는 푸틴과의 비공식 회담을 새벽 1시 30분에 마친 뒤, 30분 후인 새벽 2시경 브누코보 국제공항으로 향했다고 한다. 스카이뉴스는 위트코프가 이날 모스크바에 총 12시간을 체류했지만, 그 중 적어도 8시간은 푸틴 데통령을 기다리며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푸틴 대통령이 위트코프와의 회담 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킨 '파워 플레이'라는 분석을 낳았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우크라이나와의 합의를 이끌어낸 뒤, 휴전안을 들고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 일정은 예고 없이 갑자기 전날에 발표되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우위를 과시하고, 상대방에게 일정과 회담의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른바 '푸틴 타임'이라 불리는 이러한 행동은 그가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작년에도 푸틴 대통령은 24년 만에 북한을 방문하면서도 예정보다 훨씬 늦은 새벽 2시에 평양에 도착해 김정은을 기다리게 한 바 있다. 푸틴 대통의 이러한 행동은 상대가 누구든지 예외 없이 이어진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30일 휴전안에 대해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고, 구체적인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푸틴과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고 전하며,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생명을 살려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푸틴은 이에 대해 "러시아군이 거의 탈환한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하면 생명을 보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해졌다.
위트코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40년 지기이자 신뢰받는 측근으로, 외교 경험이 부족했지만 중동 특사로서 큰 성과를 거두며 최근 여러 외교 현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푸틴은 위트코프와의 회담을 통해 자신이 국제적인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인식을 미국에 전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