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한국, 음모론에 사로잡혀...정치적 입장에 따라 진실이 갈린다”

2025-03-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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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대로 취사된 통계가 음모론의 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14일 “음모론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라며 “입맛대로 취사된 통계가 음모론의 근거가 되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진실이 갈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4년 4월 8일 부산 강서구 명지해안산책로에서 강서구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강아지를 안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4년 4월 8일 부산 강서구 명지해안산책로에서 강서구에 출마한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강아지를 안고 있다. /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박한슬 약사이자 작가의 책 ‘숫자 한국’을 추천하며 이러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진실이 뒤집히고 왜곡돼 무엇이 옳은지 알 수 없게 만든다"며 "그러나 객관적인 진실은 결국 데이터가 축적된 통계 숫자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맥락을 이해하고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정치적 해석을 넘어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통계 숫자"라고 설명했다. 특히 "일시적인 통계가 아니라 장기간 통계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며, 세계 각국의 통계와 비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의 방역 대책이 많은 반발에 직면했고, 백신 접종이 음모론의 대상이 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세계 주요국들의 평균 수명 통계를 보면,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평균 수명이 줄어든 반면 한국은 되레 늘었다"며 "한국에서도 평균 수명이 줄어든 해가 있었는데, 그것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문 전 대통령은 경제 분야에서도 한국이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789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본을 추월했고, G7 국가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국민소득이 그때보다 크게 줄었다"며 "객관적인 통계 숫자가 확인해 주는 진실은 한국이 코로나 기간 국민 보건과 경제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매우 유능하고 성공적인 대응을 해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숫자 한국’에 대해 "한국 사회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계를 제시한다"며 "이러한 통계 숫자를 바로 읽는 문화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살률, 사고사, 산재 사망자 같은 통계를 보면 한국 사회가 과연 더 안전하고 따뜻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민주주의 지수, 언론자유 지수, 성 평등 지수, 국가청렴도 지수 같은 자료를 통해 한국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은 여러 책을 추천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과 연관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이번 글 역시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둔 시점에서 제기된 각종 음모론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문 전 대통령은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저서 ‘2025 중국에 묻는 네 가지 질문’을 추천하며 "계엄 내란을 변명하거나 비호하려는 의도로 혐중 정서를 부추기는 행태가 개탄스럽고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11일에는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의 책 ‘양심’을 추천하며 "권력자들이 더 큰 권력을 움켜쥐기 위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책임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늘어놓는 비양심적인 모습을 온 국민이 목도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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