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000원짜리 통역 이어폰이 엄청나게 팔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5-03-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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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끼고만 있으면 자동으로 통역

중국 스타트업들이 개발한 '인공지능(AI) 통역 이어폰'이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 업체는 9.9달러(약 1만 5000원) 같은 초저가 제품으로 미국 내 이민자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고급화한 제품 라인을 통해 전 세계로 판매망을 확장하고 있다.
14일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남부 선전에서 활동하는 스타트업 타임케틀의 통역 이어폰이 최근 AI 기술 붐을 타고 해외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타임케틀 측은 해당 제품을 현재 전 세계 17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특히 북미 시장에서 4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5년 넘게 협력해온 한국 바이어와의 거래도 탄력을 받아 올해 5000개 물량을 주문받았다고 전했다.

타임케틀 창업자 톈리는 CCTV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향과 거리 정보를 기반으로 소리를 분석하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주변 잡음을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화 내용만 더 정밀하게 번역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약 20만원대 가격인 타임케틀의 제품은 주로 비즈니스 미팅이나 전문적인 대화 환경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와 달리 다른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몇만 원대 '가성비' 통역 이어폰은 미국에 거주하는 다양한 이민자 계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다.
중국 소매 체인 미니소의 미국 지점에서 출시한 9.9달러짜리 초저가 통역 이어폰은 출시 직후부터 소셜미디어 플랫폼 틱톡에서 사용자 후기가 쏟아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미국 미니소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200만 달러(약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큰 성공을 거뒀다.
미니소 제품보다 약간 높은 가격대인 앤커의 24.99달러 P20i 이어폰도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성능으로 아마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이런 중국산 통역 이어폰들이 미국 시장에서 예상 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애플의 에어팟 통역 기능과 비교하며 "애플이 중국의 9.9달러짜리 저가 이어폰을 따라잡으려는 것 아니냐"는 다소 도발적인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13일(현지시각) 애플이 자체 무선 이어폰 에어팟에 실시간 통역 기능을 탑재해 올해 하반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기능이 마치 SF 영화 '스타트렉'에서처럼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존재들 간의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애플의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들이 외국어를 모르더라도 실시간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CCTV는 타임케틀이 현재의 성공을 이루기까지 겪었던 고난의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젊은 기업가들의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2019년 타임케틀은 휴대용 번역기 시장에 뛰어들어 20만 대를 야심 차게 생산했지만, 음성 인식의 부정확성과 번역 속도 저하로 소비자 외면을 받아 대부분 제품을 폐기해야 했다. 그러나 이 실패를 발판 삼아 기술 혁신에 매달린 끝에 오늘날 통역 이어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