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cm씩 자란다… 한국·중국·일본에서 귀한 취급 받는 '식재료'

2025-03-1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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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엔 은 1냥에 달할 정도로 귀했던 식재료
땅속에선 부드럽고 나오면 단단해지는 것이 특징

죽순은 대나무의 어린 순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오랜 역사를 지닌 식재료다. 한국, 중국, 일본 등에서 널리 소비되고, 지역에 따라 품종과 조리법이 다르다. 죽순에 대해 살펴보자.

죽순 자료 사진. / west_photo-shutterstock.com
죽순 자료 사진. / west_photo-shutterstock.com

죽순의 제철은 봄과 초여름이다. 보통 한국에서는 4~6월이 주요 수확 시기고, 가장 맛이 좋은 시기는 4월에서 5월 초순이다. 이 시기의 죽순은 연하고 부드러우며,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다. 6월 이후로는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섬유질이 많아져 질긴 식감이 된다.

죽순은 대나무 종류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다르다. 맹종죽순은 4월부터 5월 초순에 수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왕대죽순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많이 채취된다. 중국에서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남부 지역에서는 3월부터 출하되기 시작해 7월까지 이어진다. 일본에서는 3월 말부터 5월까지가 주 수확기다.

죽순은 땅속에서 자라는 동안 연한 조직을 유지하고, 지상으로 올라오는 순간부터 단단해진다. 하루에 100cm까지 자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며, 이 때문에 제때 채취하지 않으면 먹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보통 지면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 수확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국에서는 흙을 살짝 파서 아직 나오지 않은 순을 찾아낸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채취하고,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성장이 빠른 죽순을 보다 어린 상태에서 수확하기 위해 대나무 숲을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죽순은 예로부터 귀한 식재료로 여겨졌다. 중국에서는 춘추전국시대부터 먹어왔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나라 시기의 문헌에서도 죽순 요리가 등장한다.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부터 봄철 별미로 인식됐고, 한국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식재료로 사용된 흔적이 있다.

죽순 자료 사진. / Panumas Yanuthai-shutterstock.com
죽순 자료 사진. / Panumas Yanuthai-shutterstock.com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될 정도로 귀한 식재료였고, 일부 문헌에는 죽순 한 접의 가격이 은 1냥에 달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에 서민들은 쉽게 접할 수 없었으며, 일부 양반가에서만 소비됐다. 죽순은 20세기 초반까지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없었다. 주로 산간 지역에서 채취해 소량만 유통됐다.

1970년대 이후 교통망이 발달하면서 유통이 활발해졌고, 대나무가 많은 지역에서는 대량 생산도 가능해졌다. 현재 죽순의 가격은 품종과 상태에 따라 다르다. 생죽순의 경우 시장에서 1kg당 7000원에서 1만 5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제철이 시작될 때는 1kg당 1만 5000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손질된 죽순이나 통조림 제품은 가격 차이가 더 크다. 통조림 형태의 죽순은 500g 한 캔에 5000원~1만 2000원 정도고, 수입 제품이 많아 가격 변동이 심하다.

죽순은 여러 품종이 있으며, 품종마다 특징이 다르다. 가장 흔한 품종은 맹종죽순으로, 크기가 크고 조직이 부드러워 많은 요리에 활용된다. 담죽순은 상대적으로 작고, 조직이 치밀해 씹는 맛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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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대죽순은 굵고 단맛이 강해 장아찌나 조림 요리에 활용된다. 중국에서는 해죽순이 유명한데, 바닷가에서 자라는 대나무에서 채취되며 약용으로도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모소죽순이 대표적이다. 쓴맛을 줄이기 위해 조리법이 발달했다.

죽순은 특유의 향과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생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보통은 데쳐서 소비한다. 이유는 죽순에 포함된 옥살산과 탄닌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들은 떫은맛을 유발하고, 수확 후 바로 조리하지 않으면 더욱 강해진다.

일본에서는 쌀뜨물에 삶거나 쌀겨와 함께 끓이는 방식으로 쓴맛을 줄인다. 한국에서는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데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중국에서는 향신료와 함께 삶아 향을 더하는 경우도 있다.

죽순은 죽순나물, 죽순장아찌, 죽순볶음 등으로 조리할 수 있다. 또한 국물 요리에 넣어 깊은 맛을 더하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돼지고기와 함께 죽순을 넣어 끓이는 국이 유명하다.

과거 한방에서 죽순은 이뇨 작용을 돕고, 체내 열을 내리는 데 효과가 있다고 전해졌다. 현대에는 죽순 추출물이 다이어트 식품이나 건강 보조제로 활용되기도 한다.

죽순은 예부터 꾸준히 소비돼 계절의 변화를 알리는 자연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 지역마다 조리법과 소비 방식은 다르지만, 특유의 식감과 향으로 오랫동안 식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죽순 밥 자료 사진. / yukimco-shutterstock.com
죽순 밥 자료 사진. / yukimco-shutterstock.com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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