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와 비슷한 생김새지만…먹는 순간 화장실로 직행한다는 '최악의' 생선

2025-03-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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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해로운 심해어에 숨겨진 비밀

고등어와 비슷한 외형을 가진 생선이 있지만, 먹는 순간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먹는 순간 화장실로 직행한다는 최악의 생선 기름치. / 대한영양사협회 제공, 자료사진. / Opat Suvi-shutterstock.com
먹는 순간 화장실로 직행한다는 최악의 생선 기름치. / 대한영양사협회 제공, 자료사진. / Opat Suvi-shutterstock.com

그 생선은 바로 '기름치'다. 기름치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흰살생선처럼 보이지만, 섭취 후 화장실을 찾게 만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기름치는 고등어목 갈치꼬치과에 속하는 심해어로, 수심 200~400m에서 서식하며 야간에 얕은 곳으로 올라와 어선에 잡히는 경우가 많다. 성체의 크기는 1.5m 정도이며, 일부 개체는 3m까지 성장한다. 크기가 크고 개체 수도 많아 과거에는 다랑어나 메로로 속여 판매된 사례가 많았다.

이 생선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지방 대부분이 왁스 에스테르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왁스 에스테르는 세제 원료로도 사용되는 성분으로, 인간의 소화기관에서 분해되지 않는다. 이 성분이 몸속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되면서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일본에서는 기름치를 바라무츠라고 부르며, 일부 지역에서는 '엉덩이에서 기름이 흐른다'는 의미의 방언으로 불린다. 과거 기름치를 먹고 무의식적으로 기름을 배출하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위험한 생선으로 인식됐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는 2012년부터 기름치의 식용 및 유통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기름치를 다른 생선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많다. 구웠을 때 기름기가 많고 부드러운 식감이 메로와 유사해 일부 업자들이 메로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2016년에는 기름치를 메로로 속여 20톤 이상 유통한 사건이 적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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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뷔페나 초밥집에서는 흰참치라는 이름으로 기름치가 제공된 사례도 종종 있다. 과거 일부 업자들은 병어나 대구로 속여 판매하기도 하며, 중국에서는 연어로까지 둔갑시켜 판매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FDA에서는 기름치 섭취 시 설사, 구토, 복통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기름치를 판매하는 음식점에서 섭취 후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는 문구를 명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기름치를 먹으면 30분에서 36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주된 증상으로는 심한 설사, 복통, 구토, 두통, 어지러움 등이 있다. 특히, 이 생선은 무의식적인 배출 현상을 유발할 수 있어 위험하다. 장이 민감한 사람이나 노인에게는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름의 점도가 높아 위장에 남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속적인 불쾌감을 초래한다.

기름치는 식용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일부 업자들이 몰래 판매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메로나 참치, 병어 등을 지나치게 싼 가격에 판매하는 곳은 의심해야 한다. 기름기가 과도하게 많고 부드러운 흰살생선은 주의가 필요하다. 일부 식당에서는 백마구로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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