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즐겨 먹는데…응급의학 전문의가 경고한 '의외의 음식'
2025-03-1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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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즐겨 먹는 밥도둑이지만, 각별한 주의해야 하는 음식
응급의학과 전문의 “심한 복통과 발열로 오시는 경우가 꽤 있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밥도둑이지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음식이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교수는 응급실에서 환자들을 본 경험으로 한국인이 특히 조심해야 할 의외의 음식 한 가지를 꼽으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석재 교수는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이 몇 가지가 있더라. 찾아보니까 그 중에서 좀 응급실에 오시는 사례가 있는데..."라며 한국인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음식에 대해 언급했다. 그가 지목한 의외의 음식은 바로 '간장게장'이었다.

최 교수는 "간장게장이라는 게 민물게나 이런 거를 익힌 게 아니지 않나. 뜨거운 간장을 부어서 삭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원래 살아있는 게 자체에 균이 들어가 있으면 좀 남아서 우리 몸에 들어오기도 하고 간장이 식은 다음에 또 균이 자라기도 하고 이러는 거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가을철에 간장게장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사례가 급증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가을쯤에 장염, 설사 증상으로 (환자가) 와서 물어보면 '게장 먹었다', 또 발열 증상, 심한 복통 증상으로 왔다고해서 물어보면 '게장 먹었다. 옆에 (환자도) 게장, 게장, 게장, 게장. 또 게장?'이런 때가 있어요. 죄다 베드가 다 게장이다"라고 최 교수는 말했다.
최 교수는 간장게장으로 인한 비브리오균 감염 사례의 심각성도 언급했다. "작년 응급실 케이스는 비브리오 균에 감염된 게장을 다 같이 먹은 경우였다. 아마 요즘은 이제 다 통신 판매가 되다 보니까 홈쇼핑 같은 데서 (받아) 먹은 게장이 다 퍼트리지 않았나 싶다. 바다가 하나로 연결되어서 바다에서 균이 퍼지면 다른 곳에서 게장을 먹었더라도 게장에 의한 감염, 비브리오 균에 걸려서 심한 복통과 발열로 오시는 경우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우리나라 음식 문화와 건강 문제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래서 가을쯤에는 굴, 게장 그런 음식이 음식 때문에 응급실 오시는 사례가 많다. 또 불과 3년 그동안 짠 음식과 회식, 고기 문화의 길들여졌던 19살 친구가 고혈압성 뇌병증으로 왔던 사례를 말씀드린 것처럼 수많은 위험에 우리가 둘러싸여 있다. 당장 일단 뭐 매운 음식이라든지 짠 음식이라든지 먹으면서 위염, 위궤양에 걸린 우리나라 사람들 굉장히 많고, 정상인 위가 오히려 적고 위험이 있는 위가 내시경에 보면 거의 대부분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음식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계속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경고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밥 반찬 '간장게장', 감염 위험성 주의해야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 있는 반찬이지만, 특히 민물게로 만든 게장을 먹을 경우 폐흡충(폐디스토마) 감염 위험이 있다. 폐흡충은 1960년대까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한 질환이었으나 현재는 크게 감소했지만, 민물게를 이용한 전통 음식 섭취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폐흡충은 사람의 폐에 주로 자리 잡으며 1.5~2.5cm 크기의 주머니를 형성해 그 안에 알을 낳는다. 폐흡충증으로 확진된 사례를 분석한 결과 62%가 호흡기 이상 증상을 보였다는 보고가 있으며, 주로 마른기침,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복통 등을 유발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폐흡충이 뇌, 장, 복막에 자리를 잡는 '폐외 폐흡충증'이다. 일부 폐흡충은 척추를 따라 뇌 쪽으로 올라가 뇌에 손상을 입혀 심하면 뇌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행히 폐흡충은 프라지콴텔이라는 약으로 대부분 제거할 수 있으며, 환자 90% 이상이 기생충 약을 한 번만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폐흡충 환자의 폐 엑스레이 사진이 결핵과 유사해 결핵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간장게장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있어 과다 섭취도 주의해야 한다. 간장게장 250g의 나트륨 함량은 3221mg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 상한선인 2000mg을 크게 초과한다.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 뇌졸중, 당뇨병 등의 발생 위험을 높인다.
간장게장, 어떻게 안전하게 먹을까?
간장게장은 최소 고려시대부터 우리 민족이 먹어온 별미로, 키토산 성분이 지방을 흡착해 배출하고 이뇨작용이 뛰어나 혈압을 낮추는 효능도 있다. 또한 어혈을 풀어 기혈 순환과 소화를 돕는 효과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안전하게 먹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1. 염도 주의: 간장게장의 염도를 낮추면 디스토마 기생충에 감염될 위험이 있지만, 지나친 나트륨 섭취는 혈압 상승 등의 위험이 있어 적정량 섭취가 중요하다.
2. 철저한 위생 관리: 간장게장을 직접 만들 때는 게를 흐르는 맑은 물에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게를 냉동하여 비브리오균의 번식을 막고, 식초나 레몬으로 살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3. 충분한 숙성: 민물게의 경우 디스토마가 존재하지만, 염도가 높은 간장에 보름 이상 담가두면 사멸하므로 게살에 간장이 완전히 배도록 충분히 숙성시켜야 한다.
4. 파상풍 주의: 게 껍데기는 매우 날카로워 손질 중 다칠 경우 파상풍에 걸릴 위험이 있다. 꽃게는 바다 모래톱에 사는 데다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며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5. 알레르기 확인: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간장게장 섭취를 피해야 한다.
6. 내장 섭취 주의: 환경 오염으로 해양 생물의 내장에는 중금속이 축적되어 있을 수 있다. 2010년 기준 한국에서 유통되는 꽃게와 대게의 내장에서 카드뮴 수치가 기준치의 10배를 초과한 사례가 있어, 내장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7. 보관 방법: 간장게장은 발효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남은 간장게장은 반드시 끓여서 냉장 보관하거나, 게와 간장을 분리해 게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간장게장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밥도둑이지만, 적절한 조리법과 섭취량을 지키지 않으면 건강에 위험이 될 수 있다. 맛있게 먹되, 건강을 위해 주의사항을 지키는 현명한 식습관이 필요한 때다.